승짱! 성적표 이상을 남겼다… 이승엽 2007 시즌 결산

  • 입력 2007년 10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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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274, 30홈런, 74타점, 84득점.

요미우리 이승엽(31·사진)의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 정규리그 성적표다.

‘타율 0.323, 41홈런, 108타점, 101득점’을 기록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기대에 못 미친다. 특히 이승엽은 ‘4년간 30억 엔(약 240억 원)’이라는 일본 프로야구 선수 중 최고 몸값을 받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4번타자로 나와 화끈한 홈런을 신고했지만 시즌 도중 부진에 빠져 5, 6, 7번을 전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무릎 수술을 받은 데다 1월에 모친상을 당해 겨울 훈련이 예년에 비해 부족했다. 시즌 내내 왼손 엄지손가락 통증을 달고 살았다. 시즌 초반 수술을 원했지만 5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는 요미우리가 허락할 리 없었다.

아픔을 참고 출전을 강행했지만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타율은 한때 0.242까지 추락했다. 이승엽은 정규 시즌 1위를 확정한 뒤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즌이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끝이 좋았다. 시즌 막판 4번타자로서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달 23일 요코하마전에서 0-2로 뒤진 8회 싹쓸이 3루타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튿날 시즌 28호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은 26일 라이벌 주니치와의 경기에서 동점 홈런을 터뜨려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2일에는 야쿠르트를 상대로 140m짜리 초대형 2점 홈런을 날려 도쿄돔에 모인 역대 최대 관중(4만6260명)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6경기 연속 안타에 3경기 연속 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2002년 삼성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던 이승엽은 2004년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뒤 이듬해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정상에 올랐다.

두 번의 챔피언 시리즈에서 이승엽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2002년 LG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5차전까지 부진했지만 6차전 9회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려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롯데가 한신을 4연승으로 눌렀던 2005년 일본시리즈에서는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4경기 타율은 5할을 넘겼고(0.545) 6타점을 올렸다. 마지막 4차전에서는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원맨쇼를 선보였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요미우리 4번타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킨 이승엽이 세 번째 우승 반지를 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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