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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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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포와 불꽃이 터지고 모비스 선수들은 코트에 한데 뒤엉켜 환호했다.
그 가운데 한 명이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모비스 양동근(26)이었다.
가슴 졸이며 자신을 응원하던 약혼녀 김정미(26) 씨와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6일 결혼을 앞두고 펑펑 눈물을 쏟은 이 커플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양동근은 1일 울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최종 7차전에서 39분 53초를 뛰며 19득점, 5어시스트, 4가로채기로 활약해 모비스의 82-68 승리를 주도했다.
정규리그 1위 모비스는 4승 3패로 KTF를 제치며 2001년 기아 인수 후 처음으로 챔피언에 등극했다. 모비스는 기아 시절인 1997년 프로 원년 챔피언에 올랐을 뿐이었다.
6차전 2∼4쿼터 1점에 부진했던 양동근은 공격과 수비에서 질풍처럼 코트를 휘젓고 다녔고 후반에만 12점을 집중시켰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양동근은 플레이오프 MVP 투표에서도 74표를 얻어 프로농구 사상 첫 만장일치 수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양동근의 결혼사진 촬영에도 참석할 만큼 평생 친구를 선언한 모비스의 크리스 윌리엄스는 20득점, 8어시스트, 7가로채기로 이름값을 했다.
변칙적인 용병술로 주도권을 잡은 모비스는 3쿼터를 59-53으로 끝낸 뒤 4쿼터 들어 양동근과 윌리엄스가 번갈아 골망을 흔들며 종료 2분 55초 전 78-62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모비스는 이날 코트와 벤치에서 모두 우승을 향해 한마음이 됐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의 이창수(38)는 자신보다 30kg이나 더 나가는 KTF 필립 리치를 10점으로 묶으며 프로농구 사상 최고령 챔피언 반지를 끼게 됐다. 우지원은 14점을 넣으며 응원 온 아내에게 첫 우승 선물을 안기며 눈시울을 적셨고 용병 크리스 버지스(17득점)도 아내와 두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골밑을 지켰다. 8년 넘게 유재학 감독을 보좌해 온 임근배 코치도 목이 터져라 선수들을 격려한 뒤 눈가에 ‘이슬’을 보였다.
감독과 선수, 프런트가 하나로 뭉쳐 이뤄낸 모비스의 우승이었다.
| ▽챔피언결정 7차전(최종) | |||||
| - | 1Q | 2Q | 3Q | 4Q | 합계 |
| 모비스(4승 3패) | 18 | 17 | 24 | 23 | 82 |
| K T F(3승 4패) | 11 | 17 | 25 | 15 | 68 |
울산=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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