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연하씨’… 삼성생명 첫승

  • 입력 2007년 3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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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바니 공주’ 변연하는 올해 초 서울 강남 교보문고에서 책 한 권을 샀다.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와서다.

‘1년만 미쳐라.’

성공은 과감하게 도전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축복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라는 내용. “포스트시즌 들어 각오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읽고 있어요.”

잠자리에서까지 틈틈이 책을 읽고 있는 변연하가 경기 막판 ‘미치며’ 삼성생명의 소중한 첫 승을 이끌었다.

변연하는 29일 경기 안산시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챔피언결정전(5판 3선승제) 1차전에서 18점 가운데 14점을 후반에 집중시키며 73-69의 승리를 주도했다.

승부가 갈린 4쿼터에 양 팀 최다인 8점을 연속으로 몰아넣은 변연하는 “감독님은 첫 경기에 마음을 비웠다고 했지만 난 처음부터 독하게 나갔어요. 아킬레스힘줄이 아파 소염제를 먹고 있지만 앞으로 몇 번 더 미치면 뭘 못 이룰까요”라고 말했다.

지난 여름리그 챔피언 삼성생명은 기선을 제압하며 2연속 우승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삼성생명은 겨울리그에서는 2001년 이후 5년 동안 준우승만 세 차례 했을 뿐 트로피와는 인연이 멀었다. 2차전은 31일 오후 4시 삼성생명의 홈인 용인에서 벌어진다.

삼성생명 로렌 잭슨은 33득점, 11리바운드를 올렸고 식스맨 김세롱은 11점을 넣으며 신한은행 코칭스태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정규리그 챔피언 신한은행은 태즈 맥윌리엄스(36득점), 하은주 정선민(이상 10득점)의 트리플 타워가 위력을 떨쳤으나 전주원이 22분을 뛰고도 1점에 그쳤고 최윤아는 27분 동안 아예 무득점이었다.

삼성생명은 4강전에서 접전 끝에 우리은행을 2승 1패로 제친 반면 신한은행은 신세계를 2연승으로 손쉽게 따돌렸다. 체력 부담이 많아 고전을 예상한 삼성생명은 오히려 타미카 캐칭이 버틴 우리은행에 플레이오프 통산 네 번째 도전 끝에 처음으로 이겼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단기전에서 중요한 첫 승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4쿼터 들어 신한은행에 연속 8점을 내줘 53-59까지 뒤진 삼성생명은 변연하와 잭슨을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고 70-69로 쫓긴 막판 박정은과 이종애의 자유투로 종료 2.2초 전 4점 차로 달아나 승리를 결정지었다.

안산=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양팀 감독의 말

▽삼성생명 정덕화 감독=4강전을 3차전까지 치르며 힘들게 올라와 솔직히 오늘은 마음을 비웠다.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지만 로렌 잭슨과 변연하가 잘해 준 덕분에 이겼다. 상대 팀도 주전들의 나이가 많은 만큼 앞으로 체력에서는 대등하게 맞설 것 같다.

▽신한은행 이영주 감독=나흘간 쉬다 보니 경기 감각이 나빠졌다. 박정은을 6점으로 묶었지만 김세롱에게 11점이나 준 게 아쉽다. 우리 가드 두 명이 공만 돌릴 뿐 슈팅을 거의 하지 않아 공격이 골밑에서만 이뤄진 게 패인이다. 분위기를 추슬러 2차전에 대비하겠다.

▽챔피언결정 1차전
-1Q2Q3Q4Q합계
삼성생명(1승)2019142073
신한은행(1패)2611141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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