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페어 中독무대 일군 야오빈 코치

  • 입력 2007년 3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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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페어 부문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21일 밤 일본 도쿄체육관. 주인공은 단연 중국 선수들이었다.

중국은 자오훙보-선쉐 조가 1위, 퉁젠-팡칭 조가 2위, 장하오-장단 조가 5위에 올랐다. 이들을 지도한 코치는 한때 세계 피겨의 ‘웃음거리’였지만 이제는 최고의 거물이 된 야오빈(50·사진)이었다.

야오빈 코치는 1980년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잊지 못한다. 그는 당시 롼보와 호흡을 맞춰 중국인 최초로 세계선수권 페어 부문에 출전했다. 그는 자신을 지도해 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책과 사진을 보고 페어 연기를 독학으로 익혔다. 이런 그에게 돌아온 것은 관중의 폭소였다. 그는 1981년과 1982년 세계선수권에도 도전했지만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선수 시절 맛본 수치는 그를 최고의 지도자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 1984년 은퇴한 그는 1986년부터 피겨 페어 중국 국가대표팀을 맡아 유망주들을 발굴해 키우기 시작했고 ‘던져 3바퀴 회전’ 같은 신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했다. 그 첫 결실이 자오훙보(34)-선쉐(29)였다.

야오빈 코치의 지도 아래 1992년부터 호흡을 맞춘 자오훙보-선쉐 커플은 1996년 동계아시아경기 정상에 오르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린 뒤 빠르게 세계 정상으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 우승까지 세계선수권에서만 우승 세 번, 준우승 세 번, 3위 한 번. 이번 시즌에는 그랑프리 파이널, 4대륙 선수권 등 6차례의 국제대회를 석권했다. 퉁젠(28)-팡칭(28),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장하오(23)-장단(24) 모두 그의 작품.

야오빈 코치는 이렇게 얘기한다. “오랜 노력과 경험, 그리고 시행착오 끝에 우리는 내가 꿈꿔 왔던 수준에 마침내 도달했다.”

도쿄=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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