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평은 지금 ‘눈밭묘기 박람회’…30개국 참가 ‘인터스키’

  • 입력 2007년 2월 1일 02시 59분


인터스키 대회 데모쇼에 참가한 스위스 팀의 데몬스트레이터들이 쇼를 마치고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스키복 위에 턱시도를 입은 채 화려한 단체 활강을 선보여 관람객 1000여 명에게서 큰 박수를 받았다. 평창=유동열 대학생 인턴기자
인터스키 대회 데모쇼에 참가한 스위스 팀의 데몬스트레이터들이 쇼를 마치고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스키복 위에 턱시도를 입은 채 화려한 단체 활강을 선보여 관람객 1000여 명에게서 큰 박수를 받았다. 평창=유동열 대학생 인턴기자
“인체공학적으로 볼 때 이런 자세라면 무게중심을 왼쪽 다리로 옮겨야겠죠.”

60여 명의 수강생들로 가득 찬 강원 평창군 용평스키장 콘도의 세미나실. 한국 일본 미국 스위스 등 다양한 국적의 수강생들이 영어로 진행되는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행여 한마디라도 빠뜨릴까 부지런히 필기를 하는 이들도 있다.

학구열로 가득 찬 이날 강의의 주제는 스키. 학생들은 스키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한때 스키로 이름을 날렸던 선수 출신들이다.

지난달 27일 용평스키장에서 개막한 제4회 인터스키 대회.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세계 스키어들에게는 동계올림픽, 월드컵 스키대회와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힌다.

이번 대회에는 약 850명의 스키 지도자(인스트럭터·instructor)와 시연자(데몬스트레이터·demonstrator)를 포함해 세계 30개국에서 스키 관계자 1500여 명이 참가했다.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실사를 앞두고 세계 스키어들에게 평창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됐다.

인터스키는 각국의 스키 지도자들이 새로운 기술과 교수법을 발표하고 비교 연구하는 대회다. 강의에서 발표된 새 기술은 다음 날 데몬스트레이터들의 시연을 통해 검증 받는다.

기록이나 순위 경쟁을 벌이지는 않지만 ‘왕년의 국가대표’들이 선보이는 화려한 시범쇼는 일반 레이싱 대회보다 훨씬 더 화려한 볼거리다.

30일 열린 쇼에서 스위스 팀은 스키복 위에 턱시도를 입은 채 다양한 기술을 펼쳐 갤러리들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주최국인 한국은 스키 40명, 스노보드 24명 등 64명의 데몬스트레이터가 참가했다. 이들 가운데는 1996년 하얼빈 동계아시아경기에서 한국 최초로 스키 부문 금메달을 딴 변종문(31), 1999년 강원 동계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유혜민(26), 같은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스키 얼짱’ 양우영(27) 씨도 눈에 띄었다. 현역에서는 은퇴했지만 모두 한국 스키를 대표했던 선수들이다. 다른 나라 참가자들도 마찬가지.

일주일에 걸쳐 열리는 이 대회는 3일 폐막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유동열(고려대 사회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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