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춘 동계아시아경기]北“찍은 사진 한장 보내주시라요∼”

  • 입력 2007년 1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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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그려진 한반도기 들고… 남북 공동입장제6회 동계아시아경기대회가 28일 중국 창춘에서 막을 올려 다음 달 4일까지 8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공동입장을 하고 있다. 공동 기수는 한국의 여자 알파인스키 대표 오재은과 북한 아이스하키 대표 이금성. 창춘=연합뉴스
독도 그려진 한반도기 들고… 남북 공동입장
제6회 동계아시아경기대회가 28일 중국 창춘에서 막을 올려 다음 달 4일까지 8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공동입장을 하고 있다. 공동 기수는 한국의 여자 알파인스키 대표 오재은과 북한 아이스하키 대표 이금성. 창춘=연합뉴스
“안녕하십니까.”

27일 오후 각국 빙상 선수들이 머물고 있는 중국 창춘 시내의 창바이산호텔. 2층 식당 한쪽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북한 선수 3명에게 다가가자 한 명이 반갑게 인사를 받았다.

한국 기자에 대한 경계심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북한 쇼트트랙 남자대표팀 5명 중 3명으로, 인사를 받은 선수는 한상국(29·조선체육대). 그는 “이번 대회 500m와 5000m 계주에 출전합니다. 현재 대표팀 내에서 제가 가장 큰형이지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제일 어린 선수는 누구입니까”라고 묻자 옆에 앉아 있던 엄철(19)이 “접니다”라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또 한 명은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나중에 대회 선수단 자료를 보고 한철민(21)임을 알 수 있었다.

한상국은 원래 스케이트 선수였는데 1993년에 쇼트트랙으로 바꿨다고 했다. 엄철은 처음엔 레슬링 선수였다.

북한은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대회 때 쇼트트랙 남자부에 2명이 출전했지만 이번 대회에는 남녀 5명씩 모두 10명이 출전했다.

조심스레 “사진을 찍어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좋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상국은 “뭐 하러 식당에서 찍습니까. 밖에 나가서 찍지. 사진 찍으면 저희한테도 기념으로 좀 보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과의 대화는 곧 중단됐다. 북한 대표팀 감독이 와서 “경기 전에 취재를 하면 선수들이 부담을 가져 지장이 있으니 그만하라”며 취재를 만류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북한 선수들은 예전에 비하여 한국 선수단에 대해 훨씬 우호적이라는 것이 대한체육회 관계자의 말이다. 이날 스피드스케이팅 체육관에서 만난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이원순 감독은 한국의 방송 카메라 앞에서 이번 대회 목표와 북한의 아이스하키 현황 등에 대해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창춘 동계아시아경기는 28일 오후 9시 창춘 우환빙상체육관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개회 선언과 함께 개막해 다음 달 4일까지 8일간 열전에 들어갔다. 한국과 북한은 개회식에서 20명씩 40명의 선수단이 독도가 선명하게 표시된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 입장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국제 대회 9번째 공동 입장.

창춘=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택시 역주행 ‘아찔’… 조직위 단속 ‘쩔쩔’

“일본 사람은 한국에서 놀라고, 한국 사람은 창춘에서 놀라죠.”

동계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는 중국 창춘 시에서 ‘용수산’이라는 한국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현구 사장의 말이다. 무슨 얘기일까. 바로 택시의 난폭 운전이다.

이곳 택시의 난폭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중앙선은 택시 운전사에겐 그냥 ‘선’에 불과하다. 편도 4차로의 넓은 도로에서도 앞 차에 가로막히면 중앙선을 그냥 넘어 역주행한다. 교통신호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일단 경적부터 울리며 돌진한다. 횡단보도에 사람들이 있어도 그 사이를 지그재그로 피해 나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찔한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시내 도로는 자동차 경적 소리로 항상 시끄럽다.

대회조직위원회에서도 외부인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 주기가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현지 신문에는 공안 당국이 대회 기간 특별 교통 단속에 나선다는 기사가 실렸다. 하지만 택시 운전사들은 단속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 택시 운전 경력 8년의 장지춘(41) 씨는 “뭐 하러 단속을 강화하는지 모르겠다”며 “여기 택시가 난폭하다는 건 인정 못하겠다”고 말했다.

오늘의 창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 결승, 남자 5000m 결승 등(11시) ▽쇼트트랙 남녀 1500m 결승 등(20시 10분)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승(11시) ▽바이애슬론 여자 7.5km 스프린트, 남자 10km 스프린트(11시) ▽아이스하키 여자 예선 한국-일본, 남자 예선 한국-말레이시아(2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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