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모시기’ 너무 다른 韓-日… 한국의 페데러 - 일본의 우즈

  • 입력 2006년 11월 23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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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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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틀 사이에 두 명의 ‘스포츠 황제’를 연이어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일본프로골프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에 출전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오른쪽) 및 국내 무대에 첫선을 보인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스위스)와 라파엘 나달(스페인·왼쪽)의 경기를 잇달아 지켜봤다.

작은 실수도 결코 용납하지 않는 프로 의식은 인상적이었다. 19일 4라운드에서 우즈는 전날까지 사흘 동안 4타를 줄였던 4번 홀(파5)에서 세 번째 벙커샷이 핀에 가깝게 붙지 않자 욕을 수차례 한 뒤 샌드웨지로 캐디 백까지 내려치더니 기어이 버디를 잡는 저력을 보였다.

세계 1위 페데러는 나달과의 자존심 대결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마지막 3세트에서 회심의 스트로크가 베이스 라인을 벗어나기라도 하면 고함을 친 끝에 승리를 낚았다.

페데러가 쓰는 라켓은 일반 제품보다 헤드 사이즈가 10제곱인치 작으며 무게는 20g 정도 무거운 360g에 이른다. 이는 파워와 정확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선택.

이들이 최상의 기량을 보인 것은 비슷했으나 경기장 밖 풍경은 일본과 한국이 대조적이었다. 일본에선 나흘 동안 2만 명이 넘는 갤러리가 몰려들었는데도 매끄러운 경기 운영과 다양한 편의 시설 속에 마음껏 경기를 즐겼다. 우즈를 따라다닌 네 명의 보디가드도 그 존재를 쉽게 찾기 어려웠다.

반면 페데러와 나달의 경기에선 검은색 방검복을 입은 사설 경호원들이 곳곳에서 고압적인 자세를 보여 테니스장을 찾은 팬들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 저녁 시간이었는데도 매점에는 마땅한 식사거리가 없어 관중은 허기 속에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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