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Seol 크로스” 수비 설설

  • 입력 2006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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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대에 서기까지 6년을 참고 기다렸다. 한없이 배고프다. 갈증을 참을 수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설기현(27·레딩FC)의 놀라운 활약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마치 무력시위라도 하는 양 거침없는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로 골을 만들어 낸다.

설기현은 24일 버밍엄 빌라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원정경기에서 킥오프 4분 만에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상대 수비를 뚫고 절묘한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이 공은 골 지역 왼쪽에 있던 공격수 케빈 도일의 머리에 정확히 맞으며 선제골로 이어졌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부터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설기현에게 미들즈브러와의 개막전 9점에 이어 이번에도 양 팀 선수 중 최고 평점(8점)을 줬다. 그러나 레딩은 전반 34분 수비수 이브라히마 송코가 퇴장당한 뒤 연속 실점하며 1-2로 역전패했다. 진 팀 선수에게 최고 평점을 주는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그만큼 그는 훌륭했다. ‘미러’지는 “개막전에서 두 골을 만들어 낸 설기현이 또 골을 만들어 냈다. 탁월한 출발이다. 크로스는 완벽했다”고 격찬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벨기에와 잉글랜드 2부 리그에서 절치부심하던 설기현에게 프리미어리그는 자신의 가치를 보여 줄 최고의 기회다. 그 때문에 정신적으로 사기가 오를 대로 올라 있다. 그는 거스 히딩크의 표현처럼 한없이 ‘배고픈’ 상태”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설기현은 이미 잉글랜드 리그의 빡빡한 일정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리그가 진행되더라도 쉽게 지치지 않을 것이라고 한 위원은 전망했다.

레딩의 스티브 코펠 감독도 “설기현은 기술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충분히 준비된 선수”라고 칭찬했다. 다만 설기현의 존재가 알려진 만큼 상대 수비수들의 대비와 마크도 철저해질 전망. 이를 이겨 내는 것이 과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사진)은 찰턴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마지막 ‘2%’가 아쉬웠다.

전반 22분 문전 쇄도에 이은 헤딩슛을 시도한 박지성은 1분 뒤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강슛을 날렸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13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크로스를 받아 골 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그림 같은 크로스는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다. 그나마 후반 4분 박지성이 올린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의 실수에 이은 대런 플레처의 선제골로 이어져 다행이었다.

맨체스터는 루이 사아와 올레 군나르 솔셰르의 연속골이 터지며 3-0으로 완승함으로써 2연승을 달렸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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