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왼발… 캐넌슈터 김동진 출격 대기

  • 입력 2006년 6월 16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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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투수가 던지는 변화구 중에 ‘너클볼’이라는 게 있다. 검지와 중지의 손톱을 실밥 사이에 파듯 박아 넣고 손목을 구부리지 않은 채 밀듯이 던지는 공이다. 이렇게 던지면 공은 회전을 먹지 않고 꿈틀거리면서 날아간다.

독일 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에 대해 영국과 일본 과학자들은 “마치 야구의 너클볼과 같이 움직인다”고 말하고 있다. 골키퍼로서는 악몽이겠지만 중거리 슛을 잘 쏘는 선수에게는 행운의 공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유독 중거리 슛으로 넣은 골이 많은 이유다.

한국축구대표팀에는 이런 팀가이스트와 찰떡궁합인 선수가 있다. ‘황금 날개’라는 별명을 가진 김동진(24·FC 서울·사진)이 그 주인공.

김동진은 공격수는 아니다. A매치 35경기에서 터뜨린 골이 2골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의 왼발 슛은 한국팀 전체를 통틀어 첫손에 꼽힌다.

김동진은 2004년 12월 독일과의 친선경기에서 화끈한 중거리포를 터뜨렸고 올해 1월 홍콩 칼스버그컵 크로아티아전에서도 그림 같은 캐넌슛을 쏘았다. 올림픽 대표로 출전했던 2002년 아테네 올림픽 그리스전에서도 왼발로 선제 중거리 슛을 성공시켰다.

김동진은 작년 8월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전에서 옐로카드 두 장을 받고 퇴장당해 13일 토고전에서는 뛸 수 없었다. 그러나 19일 프랑스와의 2차전에서는 선발 출격이 유력하다.

김동진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멀티 플레이어다. ‘아드보카트호’ 출범 후 김동진은 17번의 공식 평가전에서 15경기에 출전했고, 13경기는 선발로 나왔다.

김동진의 왼발이 이번에도 빛날 수 있을까.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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