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한국 ‘2002년 4강’ 요행 아니었다”

  • 입력 2006년 6월 14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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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소자들도 “대∼한민국”한국팀의 첫 경기인 토고전이 열린 13일 밤 서울 영등포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TV로 중계되는 경기를 보면서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재소자들도 “대∼한민국”
한국팀의 첫 경기인 토고전이 열린 13일 밤 서울 영등포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TV로 중계되는 경기를 보면서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한국-토고전에 앞서 경기장인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 기자석 모니터에 난데없이 토고가 5-1로 이겼다는 내용의 자막 시험방송이 나와 한국 취재진을 어이없게 했다. 비록 테스트 방송이었다고는 해도 토고가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대승을 거뒀다는 내용이라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기분이 찜찜할 수밖에 없었던 것. 이영표가 한국 유일의 골을 터뜨린 가운데 안정환과 이운재는 나란히 경고 누적에 따라 퇴장당한 것으로 표현.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이 토고와의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의 필승을 당부. 이번 대회에 호주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일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마법을 부리듯 3-1 역전승을 이끈 히딩크 감독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한일 월드컵에서 첫 경기였던 폴란드전은 부담이 많았다. 이번에는 당시보다 경험도 충분히 쌓은 만큼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프리카 선수들은 운동 능력과 파워가 좋은 데다 빠른 선수와 장신 수비수가 많다”며 “한 사람을 막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패스 흐름을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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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고, 짜릿한 골장면
[신연호]“토고전 전술변화 돋보였다”
월드컵 G조 예선 대한민국-토고
월드컵 E조 예선 이탈리아-가나
월드컵 E조 예선 체코-미국
월드컵 F조 예선 일본-호주
월드컵 D조 예선 포르투갈-앙골라
월드컵 D조 예선 멕시코-이란
월드컵 C조 예선 네덜란드-세르비아몬테네그로
월드컵 C조 예선 아르헨티나-코트디부아르
호주-일본, 주요 득점 장면
체코-미국, 주요 득점 장면
이탈리아-가나, 주요 득점 장면

○…한국-토고전이 열린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에는 1만여 명의 한국 응원단이 자리 잡고 열렬한 응원전을 전개.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붉은색 티셔츠 차림의 교민과 유학생 응원단이 몰려들어 일찌감치 뜨거운 응원전을 전개. 붉은악마 응원단 본진도 경기장 곳곳에 태극기를 걸어두고 열띤 함성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또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비롯한 교민 풍물패들도 흥겨운 전통 가락을 앞세워 응원을 유도.

○…한국-토고의 경기 시작 전 양국 국가 연주에서 애국가가 두 차례나 울려 퍼지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먼저 애국가가 울린 뒤 토고의 국가가 연주될 차례에 다시 애국가가 울려 퍼진 것. 경기장을 메운 한국 응원단은 이를 승리에 대한 징조로 여기고 환호를 지르며 애국가를 다시 따라 불렀고 아데바요르를 포함한 토고 선수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애국가는 후렴구에 가서야 중단됐고 곧이어 토고 국가가 제대로 연주됐다.

○…이천수가 0-1로 뒤진 후반 9분 절묘한 오른발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리자 경기장은 뜨거운 함성이 메아리쳤다. 한국 응원단은 옆 사람과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고 일부 여성 팬은 눈물을 흘리며 감격스러워했다.

○…결승골 주인공 안정환이 영국의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가 매긴 평점에서 8점을 얻어 한국 팀 내에서 최고 평가를 받았다. 후반 교체멤버로 들어가 눈부신 활약을 펼친 안정환은 국제축구연맹(FIFA) 테크니컬 스터디그룹이 정하는 한국-토고전 공식 ‘맨 오브 더 매치’에도 선정됐다. 스카이스포츠 평점에서 이천수 이운재 이영표 송종국이 7점으로 뒤를 이었다. 박지성은 6점. 토고에서는 선제골을 넣은 모하메드 카데르 쿠바자가 8점으로 최고.

○…한국은 토고 수비수 장폴 아발로의 퇴장으로 분위기를 되살렸으나 김영철과 이천수가 잇달아 경고를 받아 19일 오전 4시 열리는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부담을 안게 됐다. 토고는 아발로가 경고 2회로 쫓겨난 것을 비롯해 4장의 옐로카드를 받았다.

프랑크푸르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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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신 반응

“안정환은 신비한 스트라이커”

“한국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것은 요행이 아니다.”

외신은 13일 한국이 토고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자 태극전사들이 2002년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라간 것이 요행이나 월드컵 주최국의 텃세 때문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AP, AFP, DPA 등 통신사는 한국이 토고에 2-1로 승리한 사실을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AFP통신은 한일 월드컵 이탈리아전 골든골의 주인공인 안정환을 ‘신비한 스트라이커’로 표현하면서 “안 선수는 한국에 다시 승리를 가져다 준 영웅이 됐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또 경기장인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에 모인 한국의 ‘붉은악마’ 응원단은 광적인 응원으로 발트슈타디온을 서울의 한구석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경기를 생중계한 일본의 NHK방송은 “후반전 한국대표팀이 보여준 플레이는 완벽했다”면서 “베테랑과 신진들이 훌륭한 균형을 이룬 것이 승인”이라고 분석했다.

NHK의 축구 해설가는 경기가 끝난 뒤 방영된 별도의 코너에서 “훌륭하다”는 말을 연발하면서 특히 안정환의 플레이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민영 니혼TV도 한국팀의 승리 소식을 전하면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와 이를 표현하는 슈팅력이 승리의 동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CNN방송은 한국이 가나에 3-1로 지는 등 평가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월드컵 첫 경기에서 이김으로써 4년 전의 성공이 요행이라는 의혹을 불식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또 서울시청 앞과 세종로 사거리 일대,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응원 인파의 소식을 전하면서 “서울은 한마디로 광란의 분위기였다”고 보도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의 축구칼럼니스트 랍 휴즈 씨는 “4년 전 월드컵에서 4강까지 간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4강 근처에 가야 한다는 막중한 부담감을 갖고 첫 경기에 임했다”며 “한국은 수백만 붉은악마의 응원 없이 벌인 첫 경기에서 이김으로써 그 부담감을 조금 덜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이 최근 감독 사퇴와 번복 등으로 혼란을 겪은 토고를 첫 상대로 맞은 것은 행운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AP통신은 토고의 오토 피스터 감독이 한국과의 경기에 맞춰 복귀할 것인지 마지막 순간까지 확실하지 않았던 점은 토고 팀의 사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면서 한국은 이런 토고팀을 상대로 많은 공격기회를 잡았으나 침투력 부족을 드러냈으며 토고팀의 한 선수가 퇴장당한 후에야 효과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DPA통신은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던 한국이 10명의 토고팀을 상대로 힘겨운 승리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천수 안정환 골 골…토고전 짜릿한 역전승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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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현지 붉은악마들의 뜨거운 장외응원
프랑크푸르트 경기장의 붉은 악마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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