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프로농구]신한 vs 우리…그거 참,선두다툼 허악하네

  • 입력 2006년 2월 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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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또 신한은행에 진다면 나부터 머리 깎겠다.” 우리은행은 작년 여름 정규리그에서 우승하고도 챔피언 결정전에서 신한은행에 내리 3번을 졌다.

우승컵을 안지 못한 선수단에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분위기는 사뭇 살벌했다. 2일 현재 10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선두에 나선 우리은행과 그 뒤를 0.5게임차로 쫓고 있는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의 라이벌 경쟁이 뜨겁다.

▽치열한 설전=황 행장은 올 초 “우리은행만 토종 은행”이라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치며 “신한은행도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말로 상대를 자극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 역시 “우리은행이라는 이름은 고객도 동업자도 불편하게 만든다”며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이들의 날카로운 설전은 올해 본격화할 ‘은행 대전’의 전초전. 금융가에선 외환은행과 LG카드가 새 주인을 찾고 있는데 이들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은행권의 판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모두 LG카드 인수전에 나설 계획이다. 이 싸움에서 진다면 ‘리딩 뱅크’에서 밀려난다.

▽총성 없는 전쟁=구단 대표들의 각오가 이렇다 보니 양 팀 관계자들도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예전엔 코트에서 날을 세우면서도 밖에서는 웃는 얼굴로 만났다. 요즘은 아예 외면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한다. 행장이 직접 경기장을 찾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신입사원의 ‘카드섹션’ 등 직원들이 펼치는 응원전에서도 한 치의 양보가 없다.

▽우승컵은 누구 품에=올 시즌 두 팀은 세 차례 만났다. 지난해 12월 22일 열린 첫 대결에선 신한은행이 이겼지만 특급 용병 타미카 캐칭이 합류한 뒤에는 우리은행이 2연승. 신한은행은 “특급 토종 전주원이 버티고 있는 데다 조직력이 살아나고 있어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우리은행 역시 “캐칭 외에 다른 선수들도 최상의 기량을 보이고 있다. 10연승은 운이 아니다”라며 맞서고 있다.

두 팀은 21일 안산에서 정규리그 마지막 승부를 가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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