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마라톤]“추위도 최고기록 못 막는다”

  • 입력 2005년 3월 11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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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출발선”2005서울국제마라톤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11일 외국 참가 선수들이 레이스 출발 지점인 서울 세종로 본사 앞 사거리에 모여 주최측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각국 선수들은 코스답사를 마친후 “코스가 평탄해 좋은 기록을 낼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안철민 기자
“여기가 출발선”
2005서울국제마라톤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11일 외국 참가 선수들이 레이스 출발 지점인 서울 세종로 본사 앞 사거리에 모여 주최측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각국 선수들은 코스답사를 마친후 “코스가 평탄해 좋은 기록을 낼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안철민 기자
▼엘리트 우승후보 출사표▼

‘추운 날씨가 변수다.’

13일 오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을 출발하는 2005서울국제마라톤이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13일 아침 최저 기온이 섭씨 영하 7도. 레이스가 중반에 접어들 오전 9시경엔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 체감온도가 영하 7.8도에 이를 것이라는 예보다.

우승을 다툴 대부분의 아프리카 선수들은 추위에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해 2시간 7분 6초로 1위를 차지했던 거트 타이스 등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요 선수들의 출사표.

▽거트 타이스(34·남아공·최고기록 2시간 6분 33초)=당연히 우승 메달은 내 것이다. 지난해에는 10∼25km 구간에서 페이스 조절을 잘못해 46초를 까먹었는데 올해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20km까지는 매 5km를 14분 55초로 달리고 25km부터는 스피드를 높여 14분 30초대로 달릴 생각이다. 6주간 체계적인 훈련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날씨가 춥다고 예보돼 신경이 쓰이지만 지난해보다 더 좋은 기록으로 우승할 자신이 있다.

▽윌리엄 킵상(29·케냐·2시간 6분 39초)=올핸 꼭 우승하고 돌아가겠다. 지난해 타이스에게 아깝게 우승을 내줘 가슴이 아팠다. 이번엔 훈련을 많이 했고 현재 컨디션도 좋기 때문에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다. 2시간 7분대는 무난할 것으로 본다. 다른 선수들과 어떻게 페이스를 조절하느냐에 따라 2시간 6분대도 가능하다.

▽조슈아 첼랑가(32·케냐·2시간 7분 5초)=한국까지 먼 길을 왔기 때문에 그 보답을 받아야겠다. 당연히 우승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목표다. 날씨만 좋다면 2시간 6, 7분대는 자신 있다.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우리 케냐 선수들이 우승을 한번도 못했는데 내가 첫 우승의 주인공이 되겠다. 지켜봐 달라.

▽엄효석(21·건국대·풀코스 첫 도전)=첫 풀코스 도전이라 욕심내지 않겠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뛰며 배운다는 자세로 달리겠다. 경험을 쌓는 기회로 삼겠다. (지)영준(코오롱) 형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한국 마라톤의 자존심을 세우도록 노력하겠다.

▽저우춘슈(27·중국·2시간 23분 28초)=지난해 발목 수술을 받았는데 완쾌됐다. 컨디션도 좋기 때문에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다. 목표는 내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우승하는 것이다. 웨이야난과 장수징 등 다른 중국 선수들이 많이 참가하기 때문에 서로 도우며 뛰면 좋은 기록이 나올 것이다.

▽워크네시 톨라(25·에티오피아·2시간 25분 42초)=서울에 올 때마다 기분이 좋다. 내 최고기록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웠다. 하지만 2년 연속 안타깝게도 2위에 머물렀다. 이번엔 꼭 우승하고 돌아가겠다. 물론 내 최고기록도 경신하겠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마스터스 우승후보 출사표▼


“마스터스 최고 기록은 내가 깬다.”

13일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마스터스)들의 축제 마당이기도 하다. 그만큼 마스터스 우승 다툼이 뜨겁다. 겨우내 비지땀을 흘려온 남녀 우승후보들은 저마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 기록으로 우승하겠다며 각오가 대단하다.

국내 남자부 최고 기록(2시간 22분 54초) 보유자인 김용택(26·위아) 씨는 “창원전문대 뒷산을 오르내리며 대회를 착실히 준비해 왔다”며 “레이스 초반 페이스만 계획대로 잘 유지한다면 내 최고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번 대회가 풀코스 도전으로는 세 번째지만 고교 졸업 때까지 5000m 선수를 한 덕분에 마라톤 입문 2년여 만에 국내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김 씨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모두 회사 동료들. 마스터스 참가자 중 2, 3위의 기록을 갖고 있는 정상훈(24·2시간 23분 44초) 이동길(30·2시간 25분 06초) 씨는 김 씨와 함께 ㈜위아의 ‘마라톤 3인방’으로 불린다. 정 씨는 “부상으로 훈련 공백이 있어 일단 우승보다 나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라고 했고 지난 대회 2위를 차지했던 이 씨는 “컨디션이 좋아 이번 대회에서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려는 신동역(33·2시간 26분 13초·위아) 씨도 만만치 않다. 2002년까지 2시간 27분 42초의 마스터스 최고 기록을 보유했던 신 씨는 최근 2년 사이에 젊은 마라토너들에게 밀려났지만 부족한 지구력과 체력 훈련을 집중적으로 해 오며 설욕을 벼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27번째 풀코스에 도전하는 신 씨는 “내가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대회 4연패에 도전하는 여자부의 문기숙(43·2시간 47분 52초) 씨는 “경쟁자는 나 자신이다. 어떻게 훈련했는지는 경기 결과를 보면 알 것”이라고 자신에 차 있다.

기록에서 문 씨에 가장 근접한 참가자는 배정임(38·2시간 51분 13초) 씨. 배 씨는 체중 조절을 위해 3년 전 달리기를 시작한 뒤 지난해 부산의 한 대회에서 처음 풀코스에 도전해 우승까지 했다. 배 씨는 “이번 대회가 풀코스로는 두 번째 도전이지만 고교 때까지 사이클 선수를 했기 때문에 체력과 지구력에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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