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111번째 완주 도전 석병환 씨 ‘팔팔한 72세’

  • 입력 2005년 2월 17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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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포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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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를 넘긴 72세의 석병환 씨(100회 마라톤 클럽·사진). 그는 하루 20km는 달려야 성이 찬다. 20, 30대의 팔팔한 마스터스 마라토너들도 매일 10km 달리기는 쉽지 않은 터. 게다가 주말마다 열리는 마라톤대회에선 42.195km 풀코스를 완주하니 못해도 주당 150km 이상을 달리는 셈이다.

석 씨는 다음달 13일 열리는 2005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6회 동아마라톤에서 111회 완주에 도전한다. 66세 때인 1999년 초에 시작해 6년 만에 이룬 대업이다. 그 나이에 그렇게 달리고도 몸이 성할까.

“무슨 소리야. 그런 소리 말아. 나 아직 팔팔해. 오히려 안 뛰면 몸이 근질근질해 죽겠어.”

주말에 풀코스를 달린 뒤 다음날 오전 18km, 오후에 12km를 달리기도 했단다. 요즘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침저녁으로 10km씩 달리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마라톤을 시작한 뒤엔 병원 한번 가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다니 마라톤이 그에겐 최고의 보약인 셈이다.

“처음엔 힘들었지. 92년 디스크 수술을 한 뒤 등산을 하다가 마라톤을 하는 동생이 같이 하자고 해서 시작했어. 그런데 힘들더라고. 한 3년은 무지 고생했지.”

1999년 3월 처음 도전한 풀코스에서 3시간44분27초란 좋은 기록을 내고 이듬해 2000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서 개인 최고기록인 3시간29분16초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록에 대한 욕심을 버리자 달리는 게 더 즐거워졌다.

“달린다는 게 참 묘해. 처음엔 건강 때문에 시작했는데 달릴수록 재미가 쏠쏠하더군. 거 있잖아. 마라토너들이 즐겨 쓰는 말. 마약 같다고. 달리면 너무 좋아. 그래서 매일 달렸지. 지금은 안 달리고는 못살아.”

석 씨는 요즘은 풀코스를 3시간40분에서 50분대로 천천히 즐기면서 달리고 있다. 주말에 풀코스 2번 뛰는 것을 포함해 한 달에 5차례나 완주하기도 하지만 탈이 안 나는 것은 바로 즐기며 뛰기 때문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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