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김병현 ‘빨간양말’ 신는다…보스턴으로 전격 트레이드

  • 입력 2003년 5월 30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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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뱀’ 김병현(24)이 ‘빨간 양말’을 신게 됐다. 김병현은 30일 내셔널리그 서부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아메리칸리그 동부조의 명문 보스턴 레드삭스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올스타 3루수 셰이 힐런브렌드(28)와의 1 대 1 맞트레이드. 미국 언론은 이 뉴스를 일제히 야구면 톱기사로 실어 김병현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묘하게도 이날은 4년 전 김병현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날.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말 거포 마이크 피아자를 삼진으로 잡으며 사상 4번째 데뷔전 세이브 기록을 따낸 바로 그날이다.》

김병현은 보스턴 그래디 리틀 감독이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췄듯이 마무리로 원대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보스턴의 에이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다음 주나 돼야 부상에서 회복돼 한시적이나마 4일 피츠버그전에 선발 등판할 전망이다.

“시원섭섭하다”며 운을 뗀 김병현은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새로운 도전을 할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다시 신인이 된 기분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병현의 보스턴 이적설은 시즌 초부터 심심찮게 거론돼왔다. 올 초 우비스 어게나를 텍사스에 내준 보스턴은 상대에 따라 투수를 바꾸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도입했지만 실패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우완 마르티네스가 잦은 부상에 시달리는 등 선발진이 약한 것도 원인. ‘물방망이 팀’ 애리조나는 오른손 중심타선의 보강이 절실했다.

우유부단한 성격의 애리조나 밥 브렌리 감독과 의사 전달에 문제가 있는 김병현의 불협화음도 한몫을 했다.

올 시즌 선발로 변신한 김병현은 1승5패로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워낙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때문이고 평균자책은 3.56으로 수준급 투구를 했다. 보스턴 선발진과 비교하면 마르티네스(4승2패 2.83)에 이어 단연 2인자다. 팀 웨이크필드(5승2패 4.57), 데릭 로(4승3패 5.34), 케이시 포섬(4승3패 4.92), 존 버켓(3승2패 5.28)은 승수는 많지만 평균자책에선 상대가 안 된다.

김병현은 마무리가 유력하지만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에이전트 제프 무라드를 통해 테오 엡스타인 단장에게 선발 희망 의사를 강력하게 전달했다. 4일 피츠버그전이 시험 무대다.

선수단 평균 연봉이 363만달러로 올해 김병현이 터뜨린 대박 325만달러보다 많은 부자 구단. 구단 잠재가치도 커 지난해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액인 6억6000만달러에 매각되기도 했다.

보스턴은 한국인 선수의 등용문. 한때 조진호(SK), 이상훈(LG), 김선우 송승준(이상 몬트리올) 등 7명이 동시에 뛰었고 그동안 미국에 진출한 28명 가운데 김병현까지 무려 10명이 보스턴과 인연을 맺었다.

서재응(뉴욕 메츠) 선발등판 예고
일시/장소6월 1일 오전 2시15분/뉴욕 셰이스타디움
시즌성적10경기 1승2패 평균자책 3.19
상대팀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상대전적1경기 7이닝 3안타 1실점
상대선발마이크 햄튼(시즌 2승2패 평균자책 4.34)
특기사항8경기째 2승도전, 애틀랜타전 연속 2경기 선발등판, MBC-ESPN 위성생중계

0.5경기차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같은 지구의 뉴욕 양키스와는 100년 라이벌. 그러나 24번 우승한 양키스에 비해 월드시리즈와는 거리가 멀었다. 20세기 초 5번이나 우승했지만 1918년 베이브 루스를 양키스에 헐값 트레이드한 뒤 84년간 무관에 그치는 ‘밤비노의 저주’가 계속되고 있다.

월드시리즈 반지를 낀 ‘신비한 동양 청년’ 김병현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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