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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23일 2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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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 심판 판정에 대한 논란이 국내외 에서 계속되고 있다. 스페인의 축구팬들은 “두 골을 도둑 맞았다”는 극단적인 반응을 보였고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개최국 프리미엄을 가진 한국이 심판의 ‘편파판정’ 덕을 본 것아니냐는 문제로 시끄럽다.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에서 판정의 논란이 되는 장면은 크게 3가지로 ▽후반 3분 김태영 선수의 머리에 맞고 골이 들어가기전 엘게라의 파울여부 ▽연장 전반 1분 모리엔테스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한 호아킨의 센터링은 골라인 아웃인가 ▽연장 후반 스페인이 코너킥을 얻은 상황에서 경기 종료 휘슬을 분 것 등이다. 그 경기의 중계방송 화면의 녹화테이프를 정밀하게 분석, 심판 판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다시한번 살펴봤다.
#1.후반 3분, 김태영의 자책골 상황.
이을용 선수의 반칙으로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은 스페인은 프란시스코 데 페드로가 문전으로 긴 크로스를 올려줬다.
양팀 선수들이 공중볼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합을 벌이던 중 루벤 바라하가 헤딩슛 한 볼은 김태영의 머리를 맞고 방향이 꺾여 골문 왼쪽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골은 무효. 주심은 공중 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스페인 이반 엘게라가 점프하려는 김태영의 오른쪽 어깨를 짚고 뛰어 오르는 것을 놓치지 않고 파울을 선언했다. 여러각도에서 클로즈업된 당시 중계 방송화면을 여러차례 분석한 결과 바라하의 헤딩슛 이전에 엘게라가 뒤에서 김태영의 목 언저리를 왼쪽 팔로 누르면서 점프하는 장면을 확실히 볼수 있었다. 주심의 휘슬도 바라하의 헤딩슛 이전에 울렸다.
#2.연장 전반 1분, 모리엔테스는 헤딩골을 터뜨렸으나 골로 인정받지 못했다. 호아킨이 오른쪽에서 올린 센터링을 부심이 ‘골라인 아웃’으로 판정했기때문. 물론 심판의 휘슬이 울린 상황이라 골키퍼 이운재는 방어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판정은 부심의 오심일 가능성이 있다.
▷부심은 호아킨이 킥을 하는 순간 라인선상 후방에 위치해 있어 정확한 볼의 궤적을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호아킨은 오른쪽 측면에서 이을용을 제친 후 골라인 선상에 있는 공을 찼다. 축구에서는 볼이 라인에만 걸쳐 있으면 살아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당시상황을 느린화면으로 여러차례 반복해 본 결과 호아킨이 킥을 하는 순간 볼의 절반 이상이 라인안쪽에 있었기 때문에 골라인 아웃 상황은 아니다. 부심도 호아킨이 킥을 하는 순간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않았다. 그렇다면 부심은 호아킨이 찬 볼이 공중에서 골라인 밖으로 나갔다 휘어져서 경기장 안쪽으로 들어왔다는 판단으로 깃발을 들어 골라인 아웃을 주심에게 알렸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부심이 실수를 했을 가능성은 있다. 호아킨이 킥을 하는 순간 부심은 골라인후방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공의 궤적을 정확하게 못 봤을 가능성이 높다. 부심은 볼이 공중에서 꽤 이동한 후에야 골라인과 일직선인 지점으로 이동한 뒤 깃발을 들었다.
하지만 당시 중계화면만 봐선 볼이 골라인을 벗어났는지 여부를 판단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골라인 선상에서 이 장면을 포착한 화면이 없기 때문. 따라서 부심의 판단이 옳았는지 여부는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있다.
#3.연장 후반 종료직전, 스페인에게 코너킥 기회를 주지 않고 종료 휘슬을 분 것.
전광판의 시계가 14분 57초를 가리킬때 스페인 모리엔테스의 돌파를 저지하던 홍명보의 발을 맞고 공이 골라인 바깥으로 흘렀다.심판은 정확하게 15분 00초에 종료 휘슬을 불었다. 스페인 선수들은 코너킥을 주지 않고 경기를 종료시킨 주심에게 달려들어 거세게 항의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판정은 크게 문제될 상황은 아닌것으로 보인다. 연장전은 추가시간 없이 전·후반 각각 15분씩을 치르는 것이 원칙. 주심은 전반전에도 정확하게 15분이 되자 종료 휘슬을 불었다. 차이점은 그 당시에는 인플레이 상황이었다는 것 정도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