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감동의 물결 넘친다”

  • 입력 2002년 6월 9일 23시 24분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의 최대 고비가 될 미국과의 대회전이 열리는 10일 경기가 열리는 대구는 물론이고 전국에 ‘붉은 물결’이 넘치게 됐다.

한국팀 응원단인 ‘붉은 악마’ 대구지회 회원들은 9일 ‘천하통일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가로 16m, 세로 3m 크기의 대형 현수막을 대구 수성구 대흥동 월드컵경기장에 설치하는 등 막바지 응원 준비로 하루를 보냈다.

이들은 10일 경기장 관람석 1, 2층 전체를 뒤덮을 수 있는 초대형 태극기를 선보일 예정.

전국의 붉은 악마 회원 3000여명은 10일 낮 12시 대구 월드컵경기장 인근 대구자연과학고 등학교에 모여 경기장까지 필승을 기원하는 거리행진을 펼치기로 했다.

대구시도 입장객들에게 붉은색 티셔츠 2만장을 무료로 나눠줘 경기장을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일 계획이다.

▼관련기사▼

- 붉은악마 “反美는 NO… 정정당당히”
- “거리응원戰도 페어플레이를”
- 고교마다 ‘월드컵 단축수업’ 고심
- DJ 한-미戰 불참놓고 공방
- "첫승 감격 달구벌로 패스"
- 제프리 존스 美상의회장 한미戰 소망
- 부평고 축구부 “선배들 파이팅”
- 한미戰 응원인파 안전대책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과 두류공원, 국채보상기념공원, 대구전시컨벤션센터 등에서는 경기 당일 10만여명이 붉은색 티셔츠 차림으로 단체응원에 나선다.

대구 시내 240개 초중고교는 단축수업을 하거나 휴교로 응원 참가를 도울 예정이다.

한편 대구 월드컵경기장 주변은 8일 오후부터 입장권을 구하려는 5000여명이 몰려 차를 주차시킨 채 텐트와 천막 50여개를 치고 이틀째 노숙하는 바람에 거대한 야영장으로 변했다.

대학생 박정철씨(23)는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현장에 동참할 수 있다면 이 정도 고생은 참을 수 있다”며 “반드시 표를 구해 뜨거운 응원전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상당수의 회사와 학교들은 한국팀 응원에 참가하거나 TV 시청을 위해 10일 오후 휴무하거나 단축수업을 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울산 지역 회사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임시로 휴무하기로 했으며 한솔그룹 아시아나항공 LG전자 SK글로벌 등 서울에 위치한 기업들도 사내에 대형 멀티비전을 설치해 단체 관람을 하며 응원하기로 했다. 서울 지역 280여개 고교들도 대부분 10일 오후 3시 이전에 수업을 끝낼 예정이다.

서울 조선족교회는 예배당에 대형 TV를 설치해 300여명의 중국 동포와 함께 경기를 관람키로 했다.

거리 응원 열기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임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곳곳에 대형 전광판 등을 마련하는 등 응원 준비에 부산한 모습이었다.

경찰과 군은 경기를 앞두고 안전과 경비, 교통 대책을 점검하느라 분주했다.

월드컵대구안전본부는 테러나 기습 시위에 대비해 경찰특공대와 전의경 등 1만여명을 9일 경기장과 선수단 숙소 등에 배치했다.

군도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1000여명의 병력을 대구경기장 부근 야산에 배치했으며 경기 당일 생화학테러에 대비해 한국형 생물학정찰차도 투입하고 경기장 상공 반경 8㎞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해 항공기 운항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

또 모형 항공기 등 저고도 비행 물체를 이용한 테러를 차단하기 위해 UH60 헬기 4대를 동원, 초계비행에 나서고 미스트럴 미사일 등으로 중무장한 대공방어망도 가동한다.

김대욱(金大郁) 공군참모총장은 10일 전투기를 직접 타고 대구경기장 부근 상공에서 테러대비 태세를 점검키로 했다.

경찰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대와 시청 앞에 30여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비해 이 일대에 53개 중대 6000여명의 경찰관을 배치하는 한편 인근 미국 대사관 주변에 경찰을 집중 배치해 응원단의 접근을 차단키로 했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