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김미현 “우승한번 해봐?”

  • 입력 2002년 3월 22일 17시 41분


'스윙 폼도 좋고 거리도 좋고.' 김미현이 9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스윙 폼도 좋고 거리도 좋고.' 김미현이 9번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김미현(25·KTF)은 99년 미국LPGA투어 진출 후 매시즌 초반 시동이 늦게 걸리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반 열리는 대회 코스가 대개 전장이 길고 페어웨이가 넓어 장타자에게 유리한 반면 짧고 좁은 골프장을 선호하는 김미현이 맥을 못 춘 탓.

하지만 올 시즌은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첫 출전한 다케후지클래식에서 공동 12위에 올랐고 지난주 핑배너헬스대회에서는 공동 3위까지 치솟은 것. 강도 높은 동계훈련과 스윙을 바꾸는 모험을 통해 비거리와 방향성이 모두 나아진 덕분이었다.

김미현은 22일 애리조나주 투산의 랜돌프골프노스코스(파72)에서 열린 웰치스서클K챔피언십(총상금 80만달러) 1라운드에서 공동 2위에 나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10번홀에서 티오프한 김미현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낚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쳐 낸시 스크랜턴, 도로시 델라신, 팻 허스트(이상 미국)와 동타를 이루며 선두 실리 번치(미국)를 1타차로 쫓았다.

지난해 미국 투어에서 240.6야드로 103위에 그쳤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이날은 평균 256야드로 크게 늘어났다. 이 같은 장타를 앞세워 4개의 파5홀에서 2차례 2온에 성공하며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특히 전반 9홀에서는 뒷바람까지 탄 드라이버 티샷을 평균 278야드나 날렸고 후반 들어선 정교한 퍼팅으로 버디 5개를 집중시켰다. 특히 7번홀과 9번홀에서는 세컨드샷을 컵 50㎝에 붙였고 83.3%의 높은 그린 적중률로 안정된 쇼트게임까지 펼쳤다. 18번홀(파5)에서 2m 이글퍼팅을 아깝게 놓친 것이 아쉬운 대목.

김미현은 “임팩트할 때 컨트롤이 아직은 완전하지 않지만 샷감각을 80∼90% 끌어올린 상태”라며 “오늘은 모든 게 편했고 늘어난 비거리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캐리 웹(호주)은 4언더파로 공동 13위, 3연패를 노리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이븐파로 공동 70위에 처졌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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