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부닥치고 보자"이상훈式 영어익히기

  • 입력 2000년 2월 22일 19시 03분


“Why long hair?(왜 긴머리?-이상훈)”

“Because I like long hair.(긴 머리가 좋으니까-로드 백)”

무뚝뚝하고 직선적인 성격으로 알려진 보스턴 레드삭스의 이상훈(29). 복잡한 걸 싫어하는 그의 스타일대로 미국에서 영어를 극복하는 방법도 단순하다. ‘일단 부닥치고 보자’식이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미국에 오기 전 아는 말이라곤 ‘아이 러브 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보스턴의 스프링캠프지인 포트마이어스 훈련장에서 메이저리그 동료들과 의사소통에 큰 문제는 없다. 아는 단어를 있는대로 나열하거나 그게 안될 땐 손짓발짓으로 하면 되니까….

팀 후배인 조진호가 저녁에 일부러 미국음악을 듣거나 전자수첩을 갖고 다니며 ‘학구적’으로 영어공부를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상훈의 통역을 맡고 있는 유학생 박승현씨는 “상훈이형이 웬만하면 자질구레한 것까지 자신에게 통역해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동료들과 몸으로 부딪치며 터득하는 게 더 빠르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도전적이고 자유분방한 성격 때문에 벌써 메이저리그 친구도 한 명 얻었다.

마무리투수에다 어깨까지 치렁치렁한 긴 머리로 이상훈과 여러모로 비슷한 로드 백.

둘은 쉬는 시간에 라커룸 옆 세탁실에서 맞담배를 피우며 ‘의기투합’했다.

‘팀 내에서 지켜야 할 룰은 반드시 지키되 그 이외의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한다’는 게 ‘이상훈식’ 생활방법인 듯했다.

<포트마이어스〓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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