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세계랭킹 산정방식 美-日선수에 유리

  • 입력 1997년 11월 30일 19시 50분


일본의 「골프영웅」 점보 오자키의 세계랭킹은 7위. 5년연속 유럽투어 상금왕에 등극한 콜린 몽고메리(세계6위·스코틀랜드)보다 불과 한 계단 아래다. 「스윙머신」 닉 팔도(세계15위·영국)와 베른하르트 랑거(세계21위·독일) 이안 우스남(세계24위·웨일스)보다는 오히려 한 수 위. 하지만 오자키가 팔도나 랑거보다 「골프를 더 잘한다」고 동의하는 골퍼는 없다. 반면 닉 프라이스(짐바브웨)는 최근 2년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세계랭킹 4위. 골프 세계랭킹의 문제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영국의 왕실골프협회(R&A)가 매주 발표하는 남자프로골퍼 세계랭킹은 미국의 스포츠마케팅회사인 IMG가 수집한 각종 대회 결과에 따른 것. 문제점은 IMG가 각 선수에게 부여하는 랭킹포인트의 기준이 「해당 대회에 참가한 세계랭킹 1백위 이내의 선수 출전수와 그 순위」라는 점. 현재 세계랭킹 1백위내에 미국선수는 54명인 반면 유럽선수는 불과 16명. 실제로 유럽PGA투어에서 3승 이상을 거둬도 미국PGA투어 1승의 랭킹포인트에도 못미친다. 따라서 미국PGA투어에 자주 출전할 수 없는 몽고메리와 랑거같은 유럽의 스타들은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 미국PGA투어 멤버도 아니고 일본에서 주로 활약하는 오자키가 최근 2년간 세계랭킹 10위권 안에 머물고 있는 것은 바로 「돈의 힘」. 일본투어대회는 세계 상위랭커들을 엄청난 초청료를 주고 불러들이기 때문에 한국이나 동남아는 물론 웬만한 유럽투어대회보다 「가중치」가 높다.한편 현행 랭킹제도의 또 한가지 문제점은 지난 3년간의 성적을 누적해 「시의성」이 떨어진다는 것. 프라이스가 96,97시즌 미국PGA투어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세계4위에 랭크돼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올 시즌 죽을 쑨 「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이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 이 때문에 현행 세계랭킹 산정방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몽고메리는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월등한 실력을 갖춘 유럽선수들이 미국선수들보다 하위에 랭크되거나 아예 랭킹 1백위권에 진입하지도 못하는 현행 세계랭킹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안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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