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프로야구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까. 야구계에 위기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불씨는 11일 쌍방울 포수 박경완이 9억원에 현대로 현금트레이드된 것. 이를 시작으로 쌍방울이 주전 선수들을 팔아 팀을 공중분해시키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루수 최태원과 중견수 조원우를 비롯, 왼손 거포 김기태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박경완도 『솔직히 구단에 배신감을 느낀다. 동료들도 연습은 하지만 마음은 따로』라고 털어놨다. 쌍방울 김성근 감독도 『머리를 식히고 싶다』며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다.
또하나의 불씨는 이종범(해태), 이상훈(LG) 등의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 진출 파문.
일본측이 제시한 24억원의 임대료는 자금난에 허덕이는 해태의 입맛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상훈의 미국진출 희망에 LG는 완강하다. LG는 『선동렬이 10년 이상 한국야구를 빛낸 반면 이상훈은 아직까지 이룬게 없다』며 미국 진출에 반대한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이와 관련,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입장은 강경하다. KBO의 한 관계자는 『쌍방울이 선수를 파는 것보다 인수기업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며 『상황에 따라 KBO가 긴급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BO는 쌍방울의 선수매각으로 내년 시즌 경기를 치르기 어려울 경우 7팀만으로도 페넌트레이스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종범 이상훈의 해외진출에 대해서도 강경자세는 마찬가지. KBO측은 『구단의 동의가 있더라도 국내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이들의 해외진출을 기필코 막겠다』고 말했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