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월드컵 예선]『한국선수 무기력 분통』팬항의 빗발

  • 입력 1997년 11월 2일 16시 00분


98프랑스월드컵축구 최종예선 한일2차전에서 한국이 일본에 0대2로 무릎 꿇은 1일 오후 본사 편집국에는 축구팬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서울 신길동에 산다고 밝힌 어느 축구팬은 『이번 한일전은 한국이 일부러 져준 게 틀림없다』며 『져주기로 안했다면 우리 선수들의 몸놀림이 그렇게 무기력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에 산다는 어느 축구팬은 『한국선수들이 뭔가 나사가 풀린 것 같았다』고 말했고 또 다른 축구팬은 『한국팀의 전술은 양측면의 센터링에 이은 슛인데 그 전술의 핵심인 고정운 서정원 등을 후반에 잇따라 뺀 것은 골을 넣지 않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고 차범근감독의 용병술에 강한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나름대로 패인을 분석하며 한국대표팀에 애정어린 충고를 한 전화도 적지 않았다. 조기축구회원으로 「축구를 끔찍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서울의 한 팬은 『한국팀은 경기에서뿐만 아니라 매너에서도 완패했다. 경기가 끝난 후 양팀 선수가 악수를 하는 것은 기본 예의다. 그러나 일부 한국선수들은 일본선수들이 악수요청을 했는데도 본체만체하거나 뿌리쳤다』며 선수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또 다른 어느 팬은 『월드컵 본선진출 확정으로 선수들의 정신상태가 눈에 띄게 해이해졌다』면서 『그런 정신상태로 어떻게 본선에서 16강에 오를지 걱정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 연희동에 산다고 밝힌 어느 팬은 『차감독이 주위의 칭찬에 너무 들떠 있는 것 같다. 그는 이번 패배를 교훈삼아 차분히 월드컵 본선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강원 원주에 산다는 축구팬은 『일본에 진 것도 분한데 TV에서는 「월드컵 본선진출 축하방송」이라는 미명 아래 춤추고 노래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정몽준대한축구협회장은 경기가 끝난 후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에서는 절대로 봐주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는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화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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