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초원, 눈덮인 산, 끝없는 사막. 인도의 다양성은 다양한 자연에서 비롯된다. 인도를 제대로 돌아보려면 최소 6개월은 걸린다. 그중에서도 북인도에 위치한 델리 아그라 자이푸르는 골든 트라이앵글이라 불리는 인도여행의 입문코스. 드넓은 인도에서 이슬람 향기를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일주일정도면 가능하다.
◆델리〓육로 항공로의 중심인 델리는 인도 여행자들이 대부분 거치는 관문. 야무나 강 서쪽에 위치한 델리는 올드(old)델리와 뉴델리로 나뉜다.
올드델리는 기원전 3000년경 힌두의 대서사시인 마하바라타 주인공들인 다섯형제가 최초의 도시를 세우면서 시작된 곳. 뉴델리는 인도를 통치하던 영국이 1911년 수도를 캘커타에서 델리로 옮기면서 조성됐다. 올드델리에는 무굴제국의 영광을 보여주는 이슬람 유적들이 집중돼있는 반면 뉴델리에는 대통령궁을 비롯, 국회의사당 각국 대사관 등 신식건물들이 모여있다.
올드델리의 상징은 「랄 킬라」(영어로는 레드포트·붉은 성). 그 유명한 타지마할을 지은 무굴왕조 5대 황제 건축왕 샤 자한이 9년만에 완성한 호사스런 성이다. 랄킬라 성을 빠져나오면 「달빛길이 모인 활기찬 광장」이라는 뜻의 이름만큼이나 낭만적인 「찬드니 촉」거리가 나온다.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 소 릭샤 자동차 등이 뿜어내는 열기와 소음이 인도여행의 진수를 보여준다. 인도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간디가 화장된 「라지가트」도 꼭 들러봐야 할 곳.
◆아그라〓델리에서 버스로 약 4시간 거리의 아그라는 인도하면 떠오르는 「타지마할」덕분에 지방도시이면서도 세계적인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에서만 접하던 타지마할을 직접 보면 그 신비감과 완벽함에 숨이 멎는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 샤 자한이 아내의 죽음을 슬퍼해 흰 대리석으로 지은 이 석조물은 햇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 대낮엔 흰색이었다가 해질 무렵엔 오렌지색, 달빛에는 은색으로 빛난다. 타지마할 내부는 마치 레이스 뜨기처럼 대리석 조각에 새겨놓은 정교한 장식물들로 가득하다.
한편 아그라 남서쪽 약 37㎞에 있는 무굴제국 최대 실력자인 악바르 황제가 세운 「파테푸르 시크리」는 과거 짧은 시절의 영화와 꿈을 간직한 쓸쓸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자이푸르〓델리 남서쪽 약 3백㎞지점에 위치한 자이푸르는 도시전체 건물이 분홍빛으로 칠해져 핑크시티라 불린다.
1876년 영국 웨일스왕자가 이곳을 방문했을때 당시 왕족이 이를 환영한다는 뜻으로 온 시가지를 분홍빛으로 칠했다. 강력했던 무굴황제 악바르와 사돈관계를 맺어 평화를 누린 자이싱 2세가 무굴제국이 무너져가던 1727년말 이곳으로 수도를 옮겨 성을 쌓으면서 찬란한 역사가 시작된다. 7개의 문을 지닌 성안은 직사각형 모양인 7개의 큰 구역들로 구분돼있고 성 중앙에 자리잡은 궁전(시티 팰리스)은 넓은 두 공간으로 둘러싸이도록 지어졌다. 일부를 박물관으로 공개한 시티팰리스에서는 인도 특유의 강렬한 색채의 세밀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갠지스강 물을 담고 인도와 영국사이를 왕복했다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은항아리도 구경거리다.
〈허문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