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를 3대0으로 완파한 것이 일본으로서는 불행중 다행이다」 「한국팀이 남은 경기도 잘 싸웠으면 좋겠다」
월드컵 최종예선 아시아 B조 일본―카자흐간 경기가 1대1 무승부로 끝난 뒤 일본 축구전문가가 향후 전망을 분석하면서 털어놓은 말이다.
「영원한 숙적」 일본이 한국팀의 선전을 은근히 기대하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물론 한국이 좋아서가 아니다. 한국이 다른 팀들을 이겨주는 것이 일본의 본선진출에 도움이 된다는 실리적인 판단 때문이다.
각 팀이 최종예선 경기 절반인 4게임씩을 치른 현재 일본은 1승2무1패로 4전 전승의 한국과 2승1무1패의 UAE에 이어 3위에 머물고 있다.
현재 성적과 팀별 전력을 감안할 때 일본이 조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이미 「물 건너갔다」고 일본 축구계는 분석한다. 바로 본선에 직행하는 1위가 불가능할 경우 반드시 2위를 차지해야 본선진출의 희망이 남는다. 아시아 A조 2위와 대결해 이기거나 여기서도 질 경우 오세아니아주 예선승자와 붙어 이기면 본선에 나가기 때문이다.
B조 2위를 다투는 상대는 UAE. 일본으로서는 최악의 경우 골득실 계산까지 고려, 한국이 UAE와의 2차전에서도 가급적 많은 골 차이로 이겨주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남은 경기, 특히 한일전과 일본―UAE전에서 일본의 선전이 전제돼 있다.
첫 월드컵 출전을 자신했던 일본은 전격적인 감독경질로까지 이어진 잇따른 성적부진 속에서 내심 라이벌의 승리까지 바라는 초라한 신세가 됐다.
〈동경〓권순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