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초점]아테네『「올림픽의 고향」동정표 많았다』

  • 입력 1997년 9월 6일 08시 14분


아테네가 강력한 경쟁도시 로마를 제치고 2004년 올림픽 무대로 결정된 배경은 아테네가 IOC의 명분과 실리를 충족시킬 요소를 무기로 표다지기에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1896년 현대 올림픽이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아테네에서 열린 것은 올림픽의 이상 추구란 면에서 당연한 것이었다. 아테네가 1996년 1백주년 기념대회를 큰 어려움 없이 유치하리란 기대를 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아테네는 이번 유치활동에서 1백주년 기념대회 유치실패를 매우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말하자면 아테네는 1백주년 기념대회를 미국에 넘겨준 IOC위원들에게 「역사의식」이란 부담감을 주는 동시에 동정표를 호소했다는 것이다. 사실 아테네는 IOC측에서 본다면 로마보다 유리한 점이 없었다. 경제적 실리면에서도 그렇다. 아테네는 경기장 시설이나 통신 등의 인프라에서 로마보다 나을 게 없다. 특히 경기의 개최능력이나 기획력에서는 로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그렇지만 아테네는 로마와 함께 「역사가 살아 숨쉬는 도시」란 강점이 있다. IOC가 중시하는 중계료 수입면에서는 로마에 뒤질 수도 있으나 IOC가 추구하는 올림픽 운동의 확산면에서는 비교우위에 설 수 있다는 점이 개최권 획득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무튼 아테네가 2004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최근 실리측면에 너무 치우쳐 온 올림픽 운동 경향의 변화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에 사상 최초의 아프리카 올림픽 개최라는 명분으로 유치에 나섰던 케이프타운이나 남미 부에노스아이레스 같은 도시에서의 올림픽 개최가 곧 실현되리란 기대감도 이에서 나온다. 〈윤득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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