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의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꿈의 10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반기 5승5패에 머물렀던 그가 후반기에서만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둔 비결은 무엇일까.
기술적인 면에서는 변화구 제구력의 향상이 두드러진다. 박찬호는 전반기에 철저하게 직구 위주로 승부했다. 때문에 타자들은 그의 직구를 노리기만 하면 됐다.
박찬호가 전반기 15경기에서 경기당 한 개꼴인 15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홈런공장장」으로 불렸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제구력이 불안한 박찬호는 초구를 대부분 직구 스트라이크로 승부했다. 또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면 스트라이크를 넣는 데만 급급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박찬호는 달라졌다. 4경기에서 홈런은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제구력이 잡히면서 초구를 변화구로 승부할 수 있게 된 때문이다. 타자들은 이제 그가 어떤 공을 던질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다.
다저스 타자들과의 신뢰회복이 이뤄진 것도 연승의 비결가운데 하나. 박찬호는 이제 초반에 먼저 실점하더라도 당황하지 않는다. 타자들이 충분히 점수를 내주리라는 믿음이 생긴 때문이다.
타자들도 마찬가지다. 이제 그들은 박찬호가 마운드에 서면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최근 박찬호가 등판한 4경기에서 다저스 타선이 평균 8.25점을 뽑아낸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제 박찬호는 남은 11차례의 선발등판에서 반타작만 하더라도 15승을 넘볼 수 있는 기둥투수로 자리잡았다. 박찬호에게 더 바랄 것이 있다면 미국 동서부를 넘나드는 장거리 원정경기에서 끝까지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뿐이다.
하일성(야구해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