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002 월드컵 추진協」현판식 이영덕회장

  • 입력 1997년 6월 26일 19시 48분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문화시민운동추진협의회」가 26일 서울 공평동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가졌다. 지난 5월 31일 각계 지도급인사 60명이 발기인이 돼 창립총회를 연지 거의 한달만이다. 李榮德(이영덕·71)회장은 『지난 한달간 협의회를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고 정부 각부처와 지방도시에서 일꾼들을 모으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다』며 『내 생애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고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축구대회를 여는데 문화시민운동이 왜 필요한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을듯 합니다. 『세계인의 주목과 관심속에서 열리게 될 이 대회를 단순한 스포츠제전으로서가 아니라 우리 문화와 시민의식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자는 것입니다. 지난 88년 서울올림픽때 온국민이 합심하여 훌륭한 시민정신을 보여줬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그러한 다짐의 결의가 흐지부지 사라진 것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더구나 일본과 공동개최하는 대회이므로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이 비교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그냥 시민운동도 아닌, 문화시민운동을 내건 것은 어떤 의미인지요. 『문화를 중심으로 한 시민운동이기 때문입니다. 문화란 한국인의 삶의 질 전체에 걸친 문제이지요. 음식을 준비하고, 차리고, 사람을 대하고, 기초질서를 지키는 것 등 삶의 질 자체가 문화 아닙니까. 우리의 삶과 의식을 종합적 차원에서 새롭게 되새겨 보자는 의미에서 문화시민운동이 출범하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문화시민운동은 민족성 개조운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회장은 동아일보가 지난 1월1일부터 의식개혁을 촉구하는 金炳琯(김병관)발행인의 연두제언으로 시작, 두달간 연재한 기획기사 「새 공동체를 위하여」를 감명깊게 읽었다며 『바로 그같은 의식개혁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협의회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우리사회의 가장 큰 정신적 문제는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건국철학과 문화적 뿌리는 「도둑질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사람을 존중하라」 등 가장 기초적이고 원리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같은 기본이 흔들리면서 정신적 도덕적 중심이 흔들리는 캄캄한 사회가 됐습니다. 무엇이 옳은지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이지요. 본래의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문화 회복이며 민족성 회복입니다』 ―민족성 회복을 위해 협의회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됩니까. 『교육 생활 문화 과학 등 분야별 전문가위원회를 두어 분야마다 적용됨직한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 변화방향 등을 책자로 만들어 보급할 계획입니다. 특히 청소년층에 중점을 두어 스스로 문화시민운동 지침을 정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세계손님 맞이를 위한 친절 질서 청결의 생활화, 이웃사랑 실천, 우리것 되살리기 운동 등이 예가 되겠지요』 그러나 이회장은 과거 일부 관변 시민단체처럼 머리띠를 두른채 구호를 외치는 결의대회 등은 하지 않겠다며 『모두가 동참하는 자율적 「결단」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모두」에는 대통령은 물론 지도층부터 어린이까지 포함됩니다. 한사람이라도 예외가 있다면 문화가 아니지요. 실은 「무슨무슨 운동」이라는 용어가 주는 거부감이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우리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로 해석해 주십시오』 국무총리 통일원장관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 등을 역임, 현재 정신문화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이회장은 『정문연이 21세기 통일한국을 위한 철학적 도덕적 기초이론을 연구하는 곳이라면 이것을 실천하도록 이끄는 것이 바로 협의회의 몫』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는 정치가도, 행정가도 아닌 교육자입니다. 연구한 것을 실천하도록 국민을 교육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문화시민운동이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이며 소명이라고 믿습니다』 이회장은 2002년 월드컵 개최까지 한시적 운동으로서가 아니라 세계인 앞에 멋있는 국민이라는 평가를 받을 날까지 영속된 운동으로 이끌겠다며 시민들의 동참을 당부했다. 02―732―3444 〈김순덕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