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1차리그로 통해 본 선수 명암

  • 입력 1997년 2월 17일 20시 15분


강동희
《「센터는 맥을 못추고 가드는 펄펄 난다」 16일로 1차리그를 끝낸 프로농구의 두드러진 특징은 용병들의 대활약으로 인해 국내선수들중 가드와 센터의 명암이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는 것. 용병들이 오기전부터 신장과 점프력이 외국선수에 크게 뒤지는 국내센터들이 고전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반면 재간이 출중한 국내가드진들은 용병못지 않는 활약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권순일기자]「학다리」 김유택(34·기아엔터프라이즈)과 「파워센터」 표필상(29·SBS스타즈), 정경호(27·현대다이냇) 등 대표적 토종센터들은 용병이 들어온 이래 후보로 전락한 상태. 97농구대잔치에서 통산 4천득점과 2천5백 리바운드기록을 세우며 활약했던 김유택은 프로농구에서는 벤치를 지키기 일쑤. 로버트 윌커슨의 대타요원으로 3,4쿼터에나 출전을 하는 신세가 된 김유택은 현대와의 개막전에는 아예 출전을 하지 못했고 이후 6경기에서 33득점, 12리바운드에 그쳤다. 표필상과 정경호도 상황은 마찬가지. 표필상은 데이먼 존슨에게 자리를 내준채 존슨의 컨디션이 안좋을 때만 코트에 나서는 형편. 그동안 6경기에서 13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구단과의 연봉협상이 잘 안돼 지난 6일 삼성썬더스와의 경기에서야 첫 출전했던 정경호도 이후 4경기에서 4득점, 2리바운드에 그치고 있다. 센터 기량의 잣대인 리바운드부문에서 제이슨 윌리퍼드(나래블루버드)가 17일 현재 93개(한 경기 평균 13.3개)로 1위에 올라있는 등 10위까지 용병들이 독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가드들은 오히려 용병을 능가하고 있다는 평가. 기아의 강동희(31)와 허재(32), 나래불루버드의 정인교(29)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 재간이 뛰어난 강동희는 7경기에서 어시스트 53개와 가로채기 29개로 각부문 1위에 올라있고 허재는 44어시스트로 랭킹 3위, 가로채기 22개로 8위에 랭크돼 있다. 정인교는 3점슛 28개로 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대학농구관계자들은 『프로농구의 이같은 흐름때문에 저학년 선수들중에는 벌써부터 센터를 피하고 포워드나 가드를 지원하는 추세가 늘어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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