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전희철,국내선수 자존심『내손안에 있소이다』

  • 입력 1997년 2월 13일 20시 34분


[이헌 기자] 「신토불이(身土不二)농구」의 자존심을 지킨다. 「에어」 전희철(24·대구 동양오리온스)이 수입용병들이 판치는 프로농구무대에서 국내파의 마지막 보루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선수들이 용병등장이후 맥을 못추는 것과 달리 혼자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휘젓고 있는 것. 개인기량이 뛰어난 것은 물론 팀동료인 토니 매디슨, 김병철과의 콤비플레이도 갈수록 원숙미를 더해가고 있다. 전희철은 프로출범이후 모두 5게임에 출장하며 한국선수중 득점랭킹 최상위에 오른 것을 비롯, 3점슛과 리바운드 등에서 고루 두각을 나타내며 올라운드플레이어로 자리를 굳혔다. 13일 현재 게임당 평균 28점을 올려 득점랭킹 7위에 3점슛 3위(3개), 리바운드 9위(6.8개). 이쯤되면 용병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활약상이다. 특히 지난 12일 대전 현대다이냇과의 경기에서는 3점슛 세개를 포함, 혼자 28점을 넣고 11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팀이 공동1위로 뛰어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실 프로무대는 그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시켜주었다. 고려대 재학시절부터 파워포워드로 대성가능성을 보였던 그는 센터가 부족한 국내사정으로 센터와 포워드를 오가며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전희철에겐 프로화와 함께 수입된 용병들이 오히려 호재가 됐다. 골밑은 용병에게 맡기고 적성에 맞는 포워드로 전념하며 진가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라는 별명이 말해주 듯 특유의 고공점프와 긴 체공시간을 바탕으로 한 골밑 득점, 리바운드외에 경기를 거듭할수록 정확성을 더해가는 중장거리슛이 최대무기. 장신(1m98)으로는 보기 드물게 슛감각이 탁월하고 번개같은 순간동작은 순식간에 상대수비를 무력화시킨다. 호쾌한 덩크슛과 함께 마크맨을 등지고 돌아서서 터뜨리는 터닝슛이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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