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스포츠명암/프로축구 용병]바데아-샤리체프

  • 입력 1996년 12월 26일 20시 24분


「李賢斗기자」 국내 프로축구 첫 1백만달러짜리 용병으로 고액 용병 시대를 연 수원 삼성의 루마니아 국가대표출신 바데아(29). 올 시즌 개막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국내 축구인들은 그의 국내축구 적응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m72, 68㎏으로 웬만한 국내 선수보다도 왜소한 그의 체격 때문. 그러나 그는 이를 비웃듯 올 시즌 신생팀 수원이 일으킨 초특급 돌풍의 핵으로 자리잡았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그가 기록한 성적은 4골 3어시스트로 평범한 수준. 그러나 그의 진가는 정작 이같은 외적 기록을 뛰어넘는 탁월한 경기 운영능력에서 드러났다. 그는 화려한 개인기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절묘한 공간패스, 정확한 킥으로 수원의 공격력을 국내 최강으로 끌어올렸다. 그의 이같은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당초 「복병」 정도로 인식됐던 수원은 전기리그 3위에 이어, 후기리그에서는 창단 첫해 우승의 신화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그는 강한 승부근성까지 갖춰 대부분의 용병이 적응에 실패한 국내축구 특유의 몸싸움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한국팬들에게 루마니아의 진짜 스타가 하지가 아닌 바데아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던 입단 당시의 호언장담을 올 시즌 그라운드에서 실제로 증명해보임으로써 몸값뿐만 아니라 기량에서도 국내 최고의 「용병」으로 자리잡았다. 「신의 손」으로까지 불렸던 샤리체프(36·천안 일화)에게 올 시즌은 끝없는 추락의 해. 지난 9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내리 0점대 방어율을 마크하며 「베스트 11」을 연속 수상한 그의 올 시즌 방어율은 무려 1.89. 한때 그를 한국에 귀화시키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그가 지키는 천안의 골문은 상대팀들에게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그러나 그는 올 시즌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이며 상대 공격수들에게 「마음씨 좋은 GK」가 돼버렸다. 특히 고국행 소문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등 그는 올 겨울 고국 러시아보다 더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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