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憲기자」 파란눈의 이방인이 겨울철 아이스링크를 누비고 있다.
핀란드인 라미 사보라이넨(31). 아이스하키수준이 높기로 유명한 핀란드에서 일급심판으로 활동중인 그는 지금 목동링크에서 열리고 있는 96한국아이스하키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주심을 맡고 있다.
지난 1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초청으로 내한한 그는 2차리그 마지막경기 연세대―고려대전에서 첫 선을 보였고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주심을 맡아 아이스하키 본고장의 진수를 선사하고 있다.
등록선수만 10만명이 넘는 핀란드에서 지난 94년 최우수심판상을 수상한 사보라이넨은 국내경기에서도 정확한 판정과 경기의 맥을 이어나가는 원활한 진행으로 아이스하키 수준을 한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체재비와 심판비를 포함해 하루 5만원의 수당외에 별도로 주어지는 보수는 없지만 그는 매일 경기시작 1시간전에 경기장에 도착, 링크를 돌며 워밍업을 할 정도의 열성파.
한국아이스하키리그에 외국인심판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 지난해 캐나다인 심판 2명이 초청형식으로 한국을 방문한데 이어 올해는 사보라이넨과 1,2차리그 주심을 맡았던 파야리넨 등 핀란드인 국제심판 2명이 차례로 국내링크를 찾았다.
그는 한국아이스하키에 대해 『젊은 선수들이 많고 열심히 하려는 진지한 자세가 돋보인다』며 『구미선수들이 거친 플레이를 주로 하는 반면 깨끗한 매너로 신사적인 경기를 벌이는 장면도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선수들은 기본기인 스케이팅기술이 구미 선수들에 비해 뒤지고 파워와 공격력도 떨어지는 편』이라며 『잦은 패스에 비해 슈팅수가 지나치게 적은 것도 고쳐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