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지윤 씨(34)는 올 초 고향사랑e음 사이트를 통해 충남 청양군의 ‘정산초·중·고 탁구부 국가대표 꿈 키우기 프로젝트’에 10만 원을 기부했다. 김 씨는 “내가 낸 기부금이 시골 학교에서 국가대표 선수를 키우는 데 쓰인다니 더 뿌듯했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거주하는 주소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나 지자체가 운영하는 사업에 기부하고 세액공제 등 혜택을 받는 제도로 2023년 도입됐다. 도입 4년이 지나면서 지역이 아닌 특정 사업에 기부하는 ‘지정 기부’ 금액이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4년 6월 도입된 지정 기부는 첫해 55개 사업 중 13개 사업이 목표 금액을 채웠는데, 지난해에는 사업 숫자도 226개로 늘고 이 중 140개 사업이 목표 금액을 채웠다. 전체 사업 수는 4.1배, 모금 완료 사업은 10.8배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지정 기부 모금액은 171억7000만 원으로 고향사랑기부금 전체 모금액 1515억 원의 11.3%를 차지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각 지자체는 지역 특성에 맞춘 지정 기부 사업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청양군의 ‘정산초·중·고 탁구부 국가대표 꿈 키우기 프로젝트’의 경우 지난해 10월 모금을 시작해 올해 6월까지 5000만 원을 모을 계획이었지만 기부가 몰리며 지난달 조기 마감됐다. 정산초·중·고 탁구부는 지난해 주요 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포함해 총 19개의 메달을 따냈고, 선수 8명은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충남 공주시는 ‘관내 야구부 지원 사업’으로 학생 선수 장비와 훈련 물품을 지원했다. 전남 영암군은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 운영’ 사업으로 20년간 중단됐던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재개했다. 충북 진천군의 어르신 방문 의료서비스, 경기 김포 유소년 축구 아카데미 운영 사업도 지정 기부로 목표액을 채웠다.
2023년 시작된 고향사랑기부금 제도는 모금액이 첫해 651억 원에서 지난해 1515억 원으로 늘었지만, 답례품과 세액공제 혜택을 노린 실익 중심 기부에 치우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전체 기부의 62.4%가 연말정산 시기인 11월과 12월에 집중됐고, 감귤과 흑돼지 등을 답례품으로 내건 제주에만 105억9000만 원이 몰렸다.
반면 지정 기부는 사용처와 성과가 분명해 기존 제도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시민들이 지방 문제 해결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지정 기부는 고향사랑기부금 취지에 가장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정 기부는 ‘고향사랑e음’ 사이트에서 ‘특정 사업에 기부하기’를 선택한 뒤 원하는 지정 기부 사업을 고르면 된다. 지역 기부와 동일하게 세액공제, 답례품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우수 지정 기부 사례를 발굴하고 지자체 컨설팅을 확대해 지정 기부 사업을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고향사랑기부금 지정 기부
기부자가 지방자치단체의 특정 사업을 직접 선택해 기부하는 방식. 지자체에 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액공제와 답례품 혜택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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