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아쿠아리움에서 사육되던 아기 백사자 ‘보문이’가 생후 7개월 만에 폐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금강유역환경청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보문이는 선천적으로 앓고 있던 ‘다발성 연골형성 이상’이 악화되면서 지난 2일 폐사했다.
보문이는 지난해 8월 백사자 ‘레오’와 ‘레미’ 사이에서 태어난 암컷으로, 출생 직후 어미의 보호를 받지 못해 사육사의 손으로 인공 포육됐다. 이후 지난해 11월 일반에 공개되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백사자는 남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극히 드물게 나타나는 유전적 변이 개체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희귀성을 유지하기 위한 인위적 번식 과정에서 근친교배가 반복되고, 이로 인한 선천성 질환이나 골격 이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24일 논평을 내고 “백사자가 자연스럽고 흔하게 태어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희귀성 유지를 위해 반복적인 근친교배가 이어져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며 “실제로 이러한 번식 구조는 선천성 질환, 골격 이상 등 여러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간은 희귀한 외형을 특별한 볼거리로 소비해 왔기 때문에 보문이의 폐사를 안타까운 사고로만 볼 수 없으며 이 번식은 누구를 위한 번식인지 묻게 된다”며 “멸종위기종 보전이라는 명분은 자주 등장하지만 이번 사건은 종 보전 상징이라기보다 전시를 위한 희귀성 소비에 더 가깝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오월드에서 탈출해 9일 만에 생포된 늑구와 지난 2018년 우리를 탈출했다 사살된 오월드 퓨마 ‘뽀롱이’를 예로 들며 “야생동물의 고통을 전시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늑구의 탈출을 통해 ‘가두는 것’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보문이의 죽음은 ‘만들어내는 것’의 폭력을 보여주는 사태”라며 “늑구 사태 이후 금강유역환경청과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발표한 대책이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조치”라고 했다.
또 “이번 기회를 통해 관람을 위해 존재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 바꿀 때”라며 “전시를 위한 동물원이 아닌 구조와 회복, 종 보전과 생태 복원을 위한 공간으로 방향을 바꿔야 하며 이번 금강청 조치가 보여주기식이 아닌 지역 동물원과 아쿠아리움 전반을 바꾸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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