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들 벚꽃 보고 오세요!”…1만 ‘좋아요’ 부른 낭만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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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수학 강의에서 벚꽃 사진을 찍어 제출하도록 한 과제 안내 게시글. SNS에서 ‘좋아요 1.3만’을 기록하며 확산됐다. SNS 갈무리
공학수학 강의에서 벚꽃 사진을 찍어 제출하도록 한 과제 안내 게시글. SNS에서 ‘좋아요 1.3만’을 기록하며 확산됐다. SNS 갈무리

공학수학 수업에서 ‘벚꽃 사진을 찍어오는 과제’가 등장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학생 커뮤니티를 통해 퍼진 해당 과제는 SNS로 확산되며 1만3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기록했다. 누리꾼들은 “이게 공학수학 과제냐”면서도 이색 과제에 웃음을 터뜨렸다.

화제의 과제는 충북대학교 공과대학 공업화학과 강동우 교수가 출제했다. 지난 26일 한 대학생 커뮤니티에 ‘낭만적인 전공과제’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 인스타그램 등으로 퍼지며 관심을 끌었다.

과제 내용은 벚꽃이 피는 시기에 지역 명소를 찾아 사진을 찍어 제출하는 것.

과제 안내에는 “공대생의 메말라 비틀어진 감성 향상, 따뜻한 봄날에 하루 정도는 계절을 즐겨도 좋지 않을까요?”라는 문구도 함께 적혀 있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웃음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난이도 올리는 법: 이성친구와 같이 찍기”,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지” 등 농담 섞인 댓글부터 “이런 게 추억으로 남는다”, “낭만적이다”는 공감 반응도 나왔다.

● 공부에 몰두한 학생들…계절을 잊은 대학 풍경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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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는 “2021년 충북대학교에 임용된 이후 매년 2학년 학생들에게 내주던 과제”라며 “올해도 똑같이 냈는데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과제를 내게 된 이유는 단순했다. “요즘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전공 공부와 학점 관리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동기나 선후배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고, 기존 행사들도 축소되면서 다양한 경험이 자연스럽게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취업 환경 변화까지 겹치면서 학생들이 더 이른 시기부터 스펙과 학점 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캠퍼스에 꽃이 피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기만 하고, 정작 그 분위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 “공학도 결국 사람”…강의실 밖으로 내보낸 이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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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강의실 밖으로 시선을 돌려보게 하고 싶었다고 한다. 강 교수는 “공학도 결국 사람과 사회를 향하는 분야”라며 “주변을 바라보고,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는 경험이 쌓여야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온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일상에서 작은 소통을 느껴보는 계기를 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대 교육에서 ‘감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앞으로의 기술은 성능만이 아니라 사람과의 연결, 공감, 소통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그 방향을 스스로 고민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다시 꺼내볼 추억되길”…과제에 담긴 바람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과제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처음에는 “갑자기?”라는 반응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과제의 취지를 이해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예전에는 집 앞이나 공대 근처에서 찍은 사진이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친구들과 단체 사진을 찍거나, 나름의 콘셉트를 담은 사진을 제출하는 경우도 늘었다.

강 교수는 “사진의 완성도가 중요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한 해 가장 예쁜 봄날에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기록 자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언젠가 사회에 나가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도 그 사진을 보며 잠깐 웃을 수 있는 기억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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