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탑승구 앞에서 승객들이 돗자리를 깔고 맥주를 마시거나, 기둥 주변 바닥에 앉아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황수영 기자
제주에 폭설과 강풍이 겹치면서 제주국제공항 항공편이 대거 결항·지연돼 1만 명이 넘는 승객이 공항에 발이 묶였다. 하늘길이 막히자 공항은 하루 만에 이동 공간이 아닌 ‘임시 체류 공간’으로 바뀌었고, 승객들은 돗자리와 외투를 깔고 장시간 대기를 이어갔다.
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은 탑승구 대합실 의자가 모두 찬 가운데 자리를 찾지 못한 승객들이 바닥에 앉거나 캐리어를 등받이 삼아 대기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일부 승객은 돗자리를 펼쳐 편의점에서 구매한 음식을 먹으며 대기했고, 신발을 벗고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스레드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4시간 대기 끝에 비행기를 탔다”, “6시간 만에 서울에 도착했다”, “활주로 제설 작업 때문에 항공기가 장시간 대기했다”는 경험담이 잇따라 올라왔다.
항공편 결항 여파로 예약 취소가 속출하자, 제주 지역 숙소들이 취소 객실을 할인 판매하겠다는 글을 잇따라 게시했다. 스레드 갈무리
● 멈췄던 하늘길, 늦은 밤까지 이어진 공항 혼잡
이날 제주공항에서는 폭설과 강풍으로 활주로 운영이 한때 전면 중단됐다. 제설 작업 이후 운영이 재개됐지만, 강한 눈보라로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으면서 항공기 이착륙에 차질이 이어졌다. 그 여파로 도착·출발편 수백 편이 결항 또는 지연됐고, 주말을 맞아 제주를 찾았던 여행객과 도민 등 1만 명 넘는 인원이 공항에 발이 묶였다.
다행히 눈이 잦아든 오후부터 제주공항은 항공기 운항을 순차적으로 정상화하고, 체류객 해소를 위해 밤 10시 30분까지 총 10편(2041석)의 항공편을 긴급 편성해 추가 운항에 나섰다. 또한 24시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해 공항에 담요 2700장과 매트리스 1500장, 생수 1000병 등을 지원하며 심야 체류객 대응에 나섰다.
폭설이 강타한 9일 오후 경찰이 제주국제공항 택시승차장에서 대기 중인 체류객 300여명에 대해 안전 조치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결항 여파는 공항 외부로도 확산됐다. 이날 밤 11시경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약 300~400명이 택시를 기다리며 대기 줄이 100m 이상 늘어섰고, 20~30분을 기다려도 택시를 타지 못한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경찰과 소방당국이 안전 관리에 나섰다. 공영버스 운행 종료와 도로 결빙까지 겹치면서 공항 주변 교통 혼잡도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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