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고등법원이 9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반(反)중국 성향의 재벌 지미 라이 전 핑궈일보 창업자(78·사진)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법원 측은 “외세와 지속적으로 공모한 세력의 주모자이자 핵심 인물”이라며 “중대 범죄인 만큼 무거운 형을 받을만 하다”고 주장했다. 라이 창업자의 고령을 고려하면 사실상 종신형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이의 가족 측은 “홍콩 사법체계가 완전한 붕괴됐다. 그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유명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설립해 부를 쌓은 라이는 1989년 중국 텐안먼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며 중국 당국과 대립하기 시작했다. 1995년 핑궈일보를 창간해 반중 성향의 글을 꾸준히 게재했다. 2020년 6월 홍콩의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지 두 달 뒤인 같은 해 8월 체포됐고 이후 5년 넘게 법정 공방을 이어왔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라이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2건, 선동적 출판물 발행 공모 혐의 1건을 모두 유죄라고 판결했다. 이후 이날 20년형이 선고된 것이다. 국가보안법은 외세 결탁, 국가 분열, 정권 전복, 테러 활동 등 4개 범죄에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의 투옥 후 핑궈일보 또한 각종 압박에 시달리다 2021년 6월 폐간했다.
중국과 서방 주요국은 오랫동안 라이의 거취를 두고 대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라이 재판을 언급하며 그의 석방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을 찾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또한 시 주석에게 라이가 홍콩과 영국의 이중 국적자임을 거론하며 석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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