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쿠팡 수사 종합 태스크포스(TF)에서 ‘셀프 조사’ 관련 증거인멸 등 혐의와 관련한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가 30일 경찰에 출석했다. 지난해 11월 쿠팡이 고객 계정 3370만 개가 무단 노출됐다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 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자체 조사 과정에서 관련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쿠팡 전담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후 2시경 로저스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증거인멸,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조사했다.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청사로 들어가기 전 로저스 대표는 “쿠팡은 계속 그래 왔듯 한국 정부의 조사에 전면적으로 협조하겠다”며 “경찰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보 유출이 3000건에 불과하다는 근거가 무엇이냐” “증거인멸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엔 일절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로저스 대표의 이번 조사는 경찰의 세 차례 출석 요구 끝에 이뤄지는 첫 조사다. 로저스 대표는 앞서 두 번의 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가 14일 통보된 세 번째 출석 요구에는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21일 입국했다. 이에 경찰은 출국 정지를 신청했지만, 로저스 대표가 출석 의지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검찰 단계에서 반려됐다.
경찰이 이날 추궁한 혐의는 증거인멸,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등이다. 이 중 핵심은 쿠팡이 수사기관에 증거물을 제출했던 과정과 자체 조사의 위법성 유무다. 앞서 쿠팡은 경찰에 공조 요청을 하지 않고, 조사 사실도 알리지 않은 채 개인정보 유출 피의자인 중국인 전직 직원의 노트북을 회수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25일 “유출자가 저장한 고객 정보는 약 3000건”이라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쿠팡은 결과를 발표하기 나흘 전 노트북 등의 증거를 경찰에 임의제출했다. 경찰은 제출한 자료 일부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한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쿠팡의 자체 조사 결과와 다르게 유출 규모를 3000만 건 이상으로 보고 있다.
또 로저스 대표는 국회 청문회에서 “국가정보원이 지시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지만 국정원이 이를 부인하면서 국회 위증 혐의도 받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