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조사한 김경 PC 1대는 ‘하드’도 없는 빈통

  • 동아일보

다른 1대는 작년 10월 포맷한 흔적
‘종교단체 당비 대납’ 논란 시기 겹쳐
늑장수사 경찰, 金 첫날 3시간 조사
강선우 출금… 아이폰 비번 제공 안해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6.01.11 뉴시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건넨 의혹을 받는 김경 서울시의원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6.01.11 뉴시스
경찰이 더불어민주당 ‘공천 헌금’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경 서울시의원의 PC를 조사했지만 2대는 하드디스크가 포맷된 상태였고, 1대에는 아예 하드디스크가 들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강선우 의원과 김 시의원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해 출국을 금지하는 한편 김 시의원을 한 차례 더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12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서울 중구 김 시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PC 2대를 조사했다. 그런데 그중 1대의 하드디스크는 지난해 10월 8일경 포맷한 흔적이 있었다. 김 시의원은 지난해 10월 1일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으로부터 “종교단체 신도 3000명에게 당비를 대납하고 당원으로 동원해 (2026년) 지방선거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밀어주려 한다”는 의혹으로 경찰에 고발됐는데, 이 시점에 하드디스크가 포맷된 것이다. 경찰은 진 의원으로부터 고발장을 받은 뒤 약 석 달간 별다른 수사를 하지 않았다.

김 시의원 사무실의 또 다른 PC 1대에는 하드디스크가 아예 들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PC에 원래 하드디스크가 없었는지, 만약 사라진 거라면 언제 어디로 처분했는지 파악 중이다. 경찰은 사무실 내에 있던 다른 외장 하드디스크와 이동식저장장치도 1개씩 조사했지만 김 시의원 아들의 결혼 사진 외에는 별다른 파일이 없었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12일 김 시의원이 사용하다가 지난해 10월 시의회 측에 반납한 컴퓨터 2대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는데, 이 중 한 대에서도 포맷 흔적이 발견됐다.

공천 헌금 의혹이 불거진 지 13일 만에 이뤄진 압수수색에서 경찰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늑장 수사 비판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시의원은 미국에 머무는 동안 텔레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여기에 경찰은 11일 압수수색에서 강 의원의 휴대전화를 확보했지만, 강 의원은 최근 휴대전화를 아이폰으로 바꾸고 경찰에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 시의원 측은 PC 포맷 여부를 두고 “이번 사건이 보도되기 훨씬 이전의 일이라서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또 11일 오후 11시경부터 김 시의원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3시간 만에 귀가시켰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늦은 시간이었던 데다 (김 시의원) 본인이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를) 힘들어했다”며 “최대한 빨리, 신속하게 다시 소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강 의원과 김 시의원, ‘1억 원 보관책’으로 지목된 강 의원 측 전직 사무국장 남모 씨 등에게 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김경 서울시의원#압수수색#경찰#공천 헌금#하드디스크 포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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