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앞에서 부하 질책해 징계받은 공무원…法 “징계 취소해야”

  • 뉴스1
  • 입력 2026년 1월 4일 09시 31분


법무부, 소속 근무자에 ‘품위유지 의무 위반’ 견책 징계
법원 “고성도 인격 침해도 없어…통념상 허용되는 문답”


부하 직원을 공개된 장소에서 질책했다는 이유로 법무부가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위반 규정을 들어 징계처분을 내린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진현섭)는 A 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견책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법무부 소속 공무원으로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등에서 근무한 A 씨는 2023년 7월 무단 하선한 외국인 선원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조사 절차 없이 선원들에게 심사결정서를 교부했던 경위 등에 대해 팀장 B 씨와 30분가량 문답을 했다.

이후 법무부는 2024년 6월 A 씨가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팀장 B 씨를 큰 소리로 질책하는 등 비인격적으로 대우해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견책 처분을 했고, A 씨는 이에 불복해 취소를 구하는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B 씨에게 고성을 지르거나 비인격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고,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적정한 범위로 문답을 했다”며 징계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법무부 측은 “B 씨가 사무실로 들어가서 이야기하자고 세 차례나 건의했음에도 A 씨가 이를 묵살한 채 장시간 고성으로 B 씨를 질책했고, 이에 따라 B 씨가 정신과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등 고통을 입었다”며 A 씨가 우월한 지위에서 권한을 남용했다고 맞섰다.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가 심사 결정 업무를 처리하게 된 경위와 그 근거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B 씨에게 ‘현장에 나가 사법심사를 하라는 것이 규정에 있느냐’, ‘확인서를 제출해라’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이 인정된다”며 “그러나 문답 내용에 비춰볼 때 원고가 B 씨를 비하하거나 반말을 했다거나 인격을 침해할 만한 발언을 했다는 등 부적절한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히 이 사건 문답 내용을 녹음한 파일에 의하면, 원고가 사회 통념상 상대방이 위축될 정도의 고성을 내거나 소리를 질렀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대체로 일관되게 비교적 크지 않은 목소리로 발언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상반되는 직원들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문답이 공개된 장소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부적절한 사적인 사항에 관한 내용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면서 “원고가 B 씨의 건의를 듣지 않고 공개된 사무실에서 15분가량 문답을 한 것이 단지 B 씨를 과하게 질책하기 위한 의도로 공개된 장소에서 지나치게 장시간 이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따라서 이 사건 문답 시 원고의 언행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징계처분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뤄진 것이어서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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