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부사관 아내 사망 사건’ 재조명으로 아내 A씨가 전신 괴사 및 구더기 감염으로 사망한 충격적인 진실과 함께, 남편에게 극도의 의존성을 보이며 이별을 두려워한 편지 내용이 공개됐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쳐
‘파주 부사관 아내 사망 사건’이 재조명되는 가운데, 숨진 아내 A씨가 남편에게 남긴 편지와 다이어리 내용이 공개되며 장기간의 심리적 고립과 방치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록 전반에서 A씨 개인의 성향이 아니라, 관계 안에서 형성된 일방적 권력 구조와 심리적 통제가 핵심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3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A씨가 남편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병원에 데려가 달라”, “헤어질까 봐 너무 무섭다”는 문장이 담겨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정서적 의존이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통로가 사실상 한 사람으로 제한된 상태를 보여주는 기록으로 해석했다.
사건은 지난 11월 17일 육군 부사관 정씨가 “아내의 의식이 없다”고 119에 신고하며 드러났다. A씨는 이불에 목까지 덮인 채 소파에서 발견됐고, 전신이 대변으로 오염된 상태였다. 이미 엉덩이, 복부 등 신체 전체에는 괴사가 진행돼 있었다. 부패 부위마다 수만 마리의 구더기가 들끓었으며, 병원 이송 다음날 피부 괴사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쳐 사망한 A 씨의 다이어리에는 ‘좋은 아내 되기’, ‘좋은 부모 될 준비’ 다짐이 있었다. 또 남편이 없는 집을 싫어하고, 전지훈련을 떠난 남편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내용도 기록됐다. 결혼 초기부터 남편에게 깊이 의지하고 사랑했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쳐 또한 A씨는 “내일 나 병원 좀 데리고 가줘. 감기약이랑 입술약 좀 타고 싶어서 부탁 좀 해도 될까”라고 적었다. 이는 감기약조차 혼자 병원에 갈 수 없을 만큼 심리적 고립 상태였음을 시사한다.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A씨가 가해자인 남편을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심리적 가스라이팅’ 상태였을 것이라고 봤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쳐 A 씨는 편지에서 남편에게 “나 때문에 많이 힘들지 미안해 정말”, “나도 이런 내가 너무 싫고 미워”라고 썼다. 이어 “너와 헤어질 생각하니깐 정말 죽을 것 같다”, “난 너 없인 정말 안되거든”이라고 애원했다. “염치없지만 기회, 기회를 줄 순 없을까?”라며 이별에 대한 무서움을 드러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쳐 반면 남편 정씨는 아내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A씨가 고립되고 방치된 원인을 남편의 물리적, 심리적 압박을 지목했다. 또 A씨가 남편과의 관계에서 심리적으로 약자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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