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대지 않는다”…프로배구 대한항공 한선수가 밝힌 롱런 비결

  • 동아일보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의 베테랑 세터 한선수(왼쪽)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안방경기에서세트( 토스)를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은 한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의 베테랑 세터 한선수(왼쪽)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안방경기에서세트( 토스)를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은 한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불혹을 넘어선 나이까지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들은 종목을 가리지 않고 저마다의 롱런 비결을 가지고 있다. 마흔여섯까지 통산 4367개의 안타를 때려낸 일본 야구의 전설 스즈키 이치로(52·은퇴)는 거창한 비법 대신 매일 장비를 손질하는 작은 습관과 자기관리를 꼽았다. 그렇다면 프로배구 데뷔 18년 차 세터 한선수(40·대한항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한선수는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3라운드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안방경기에서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팀의 3-0(29-27, 27-25, 25-23)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은 그는 경기 후 “축하받을 일인지 모르겠다. 그만큼 뛰고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좀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뛰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신인 때는 프로에 가는 것만으로도 좋았다”고 돌아본 한선수는 어느덧 팀 내 최고참이 되었지만, 훈련에서 빠지는 법이 없다. 그는 “감독님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조하시는데, 후배들과 똑같이 주 4회를 채우려고 한다”며 “하나둘 빠지기 시작하면 그게 곧 핑계가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해 “실수에 핑계를 대지 않는다”며 “오늘의 과오를 인정하고, 내일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마흔 살 생일에도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결같은 ‘성실함’이 오늘날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65·브라질) 역시 “한선수는 경기에 들어갈 때와 끝날 때 차이가 없다. 그만큼 체력적인 준비가 잘 되어 있다는 의미”라며 “멘탈도 강하다. 의지만 있다면 더 오래 뛸 수 있을 것”이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 같은 노력은 코트 위에서 노련함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선수는 이날 승부처였던 1세트에서 네트를 넘어갈 뻔한 리시브를 손끝으로 토스해 오버넷을 막아내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상대 벤치가 비디오 판독까지 요청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한선수는 “그렇게 높이 뜬 공에 손가락이 눌리면 무조건 넘어간다. 손가락 두 개로 젖혀지지 않게 올렸다”고 말했다.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의 베테랑 세터 한선수. 대한항공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의 베테랑 세터 한선수. 대한항공 제공
2007~2008시즌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2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한선수는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면 줄곧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2017~2018시즌 대한항공의 창단 첫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시작으로 구단이 기록한 다섯 차례의 우승 모두 그의 손끝에서 출발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2~2023시즌을 마치고는 남자부 세터 최초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고 2024~2025시즌에는 20주년 베스트7 세터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도 지칠 줄 모른다. 한선수는 이번 시즌 14경기 52세트에 출전해 세트당 평균 11.37개의 세트 성공을 기록 중이다. 11.69개를 기록 중인 황택의(29·KB손해보험)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한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대한항공은 고공비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17일 현재 승점 34(12승 2패)를 쌓아 2위 현대캐피탈(승점 26)에 8점 차로 앞서 있다.
#프로배구#대한항공#한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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