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 너의 심장이” 부천시장 ‘트럭 돌진’ 사고 20대, 3명에 새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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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생일상 차려 드리려 시장에 왔다가


“영인아! 어딘가에서 너의 심장이 뛰고 있어.”

지난달 경기 부천 제일시장에서 ‘트럭 돌진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20대 청년이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달 18일 이대서울병원에서 문영인 씨(23)가 뇌사 장기기증(심장, 폐장, 간장)으로 세 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고 11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 달 13일 아버지의 생일상을 차려주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부천 제일시장을 찾았다. 당시 어머니가 물건을 계산하러 잠깐 가게에 들어간 사이 문 씨가 돌진한 트럭에 사고를 당했다.

문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문 씨가 3일을 못 버틸 것 같다는 의료진의 말에 절망했다. 하지만 문 씨의 삶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누군가의 몸에서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지난달 13일 오전 10시 55분쯤 경기 부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1톤 트럭이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부천소방서 제공)
지난달 13일 오전 10시 55분쯤 경기 부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1톤 트럭이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부천소방서 제공)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문 씨는 선천적 지적장애가 있었지만, 가정의 적극적인 보살핌과 재활치료 덕에 학교를 다니면서 일상적인 삶을 살았다.

문 씨는 항상 밝은 웃음으로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하는 성격이었다. 특히 친구들과 함께 커피와 빵 만드는 걸 좋아했다. 또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조카의 손을 만지고 그 냄새를 오래 간직하고 싶다며 손을 안 닦을 정도로 순수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어머니 최서영 씨는 “영인아, 하늘나라에 가서는 여기에서 이루지 못했던 너의 꿈을 마음껏 펼치고 행복해야 해”라며 “어딘가에서 너의 심장이 뛰고 있다고 생각하고 엄마도 더 열심히 살도록 할게. 사랑해”라고 작별인사 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슬픈 사고 속에서도 생명나눔을 실천해 문영인 씨와 유가족의 따뜻한 사랑에 감사한다. 유가족의 사랑이 다른 생명을 살리는 희망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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