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수습·유가족 위로 앞선 공직자들 헌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7일 10시 13분


12·29 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지 50여일이 지난 가운데 희생자 179명을 수습하고 유가족을 위로해준 소방·경찰·군인과 행정공무원 등 공직자 1만 여명의 헌신이 주목받고 있다. 유가족은 희생자 수습 등에 헌신한 공직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1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1월 7일까지 10일 동안 소방청과 12개 소방본부에서 차량 1122대, 인력 3934명이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에 투입돼 사고수습에 전력을 다했다. 경찰의 경우 전국 16개 지방경찰청 소속 과학수사계 직원 800여명을 포함해 경찰관 5670명이 21일 동안 사고수습을 도왔다. 군인의 경우 육군 31사단을 비롯해 장병 4000명이 희생자 수습 등을 했다. 광주시와 전남도 공직자들은 유가족과 1 대 1로 연결해 수습을 지원했다. 소방관 등 공직자들은 15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49재 합동위령제도 참석했다. 유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사고 수습에 함께해 준 모든 공직자에 감사하며 특히 소방관, 경찰관들에게 고마움이 크다”고 말했다.

조양현 전남 119특수대응단 119특수구조대장. 전남소방본부 제공
조양현 전남 119특수대응단 119특수구조대장. 전남소방본부 제공
조양현 전남 119특수대응단 119특수구조대장(59·소방령)은 참사 현장에서 희생자 수색, 수습을 지휘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9일부터 1월 17일까지 무안국제공항에서 숙식하며 사고수습에 온힘을 쏟았다. 조 대장은 사고 발생 직후 이틀 동안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 인근 텐트에서 잠을 자며 희생자 수색, 수습을 했다. 이틀 동안 2~3사간 텐트에서 새우잠을 자며 희생자들을 찾았다. 그는 “엄숙함을 지키며 가능한 최대한 빨리 희생자들을 수습할 수 있도록 분초를 아끼려고 텐트에서 잠을 잤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사흘 후부터는 소방관 18명이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회복지원차량이 배치됐다.

소방관 37년차인 그는 1995년 5월 502명이 사망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2014년 4월 304명이 숨진 세월호 참사 등을 대형재난현장에서 인명 구조 활동을 했다. 대형재난현장을 첫 경험한 일부 구조대원이 트라우마에 사직하는 경우도 지켜봤다.

조 대장에게도 제주항공 참사는 참담하고 안타까운 사고였다. 그는 “희생자 수습에 참여한 젊은 소방관들의 트라우마가 걱정됐지만 동료들 간 대화, 전문가 상담 등을 통해 치유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장은 “재난 현장에 제일 먼저 들어가는 인명구조대원은 철저한 직업의식 못지않게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며 “동료들 간에 이해와 생명에 배려, 신념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훈 전남경찰청 과학수사계 과학수사관. 전남경찰청 제공
한재훈 전남경찰청 과학수사계 과학수사관 경위(49)도 유가족의 마음으로 희생자 수습에 힘썼다. 한 경위는 사고 발생부터 최근까지 희생자 수습에 노력했다. 그는 13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마지막 입관절차인 희생자 흔적들을 인도할 때 참여했다. 한 경위를 비롯한 전남경찰청 과학수사계 직원들은 희생자 흔적이 광주 영락공원에서 화장될 때 유가족들과 함께했다. 유가족들은 희생자 마지막 길까지 동행해준 전남경찰청 과학수사계 직원들에게 감사함이 컸다.

과학수사관으로 14년 동안 활동한 한 경위는 각종 범죄, 재난현장을 누볐지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가장 인명피해가 큰 사고이어서 안타까움이 더했다. 한 경위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같은 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의식이 강화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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