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원인은 모른채… 56시간만에 “정상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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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전산망 먹통’ 파장]
정부, 행정망 마비 사흘째에야 복구
“네트워크장비 고장, 원인은 조사중”
총리-행안부 장관 “국민들께 송구”
민주당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찾아 지방행정전산서비스인 새올지방행정정보시스템, 주민등록시스템, 행복이음 등에 대한 정상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2023.11.19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찾아 지방행정전산서비스인 새올지방행정정보시스템, 주민등록시스템, 행복이음 등에 대한 정상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2023.11.19
정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행정전산망 ‘새올’과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가 마비된 지 56시간 만에 정상화됐다고 19일 밝혔다. 전국을 혼란에 빠뜨린 시스템 장애의 원인은 ‘네트워크 장비 오작동’이었다고 했지만 오작동의 원인에 대해선 “조사 중”이라고만 했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은 19일 오후 5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24(www.gov.kr)를 통한 민원 발급에 불편함이 전혀 없고, 현장 점검 결과 새올 시스템도 장애가 없다”며 “모두 정상화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17일 오전 9시 전국 지자체에서 민원서류 발급이 전면 중단된 지 56시간 만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이날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를 방문해 “내일(20일) 주민들이 민원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별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20일 오전 9시 주민센터 등이 문을 열면 17일에 처리되지 않은 민원을 포함해 민원이 폭증할 것으로 보여 전산망이 정상 작동될지는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장관도 “계속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행안부는 이번 사태의 원인이 미국산 네트워크 장비인 ‘L4스위치’(트래픽을 분산해 속도를 높이는 장치)인 것으로 파악하고 18일 오전 4시경 장비를 모두 교체했다. 이후 ‘정부24’는 18일 오전 9시부터 재개됐고, 정부가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새올을 점검한 결과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행안부가 전산망 장애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안부는 17일 오전 새올 장애 발생 직후 L4스위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오전 중 복구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원인들에게 “정부24를 이용하면 된다”고도 했다. 하지만 17일 오후 정부24까지 다운되면서 온·오프라인 민원이 모두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뒤늦게 L4스위치 장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걸 파악하고 18일 오전 4시에 장비 2대를 모두 교체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회의를 주재하고 “공공기관 대민 서비스가 중단돼 많은 국민께서 불편과 혼란을 겪으신 데 대해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해외 출장을 중단하고 18일 조기 귀국한 이상민 장관도 대국민 사과를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장관을 즉각 경질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라”고 공세를 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행정전산망 먹통#56시간#정상화#행정망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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