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물 모녀 살인사건’ 이웃집 50대 女, 무기징역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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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16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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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1·2심 모두 재판부에 사형선고 요청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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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석 연휴 당시 부산 양정동의 한 빌라에서 이웃집 모녀를 살해한 50대 여성이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이날 살인 등의 혐의로 1·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50대 여성 A 씨에 대한 상고를 변론 없이 기각했다.

A 씨는 지난해 9월 12일 이웃집에 사는 40대 여성 B 씨 가족에게 정신과 약을 갈아 만든 물을 ‘건강에 좋은 도라지물’이라며 강제로 먹인 뒤 엄마인 B 씨와 딸 C 양을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항소심에 이르러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객관적 증거가 여럿 있음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자신의 잘못을 축소하는 데 급급하다”며 “엄중한 형으로 처벌해야 할 필요는 충분히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피고인을 사형에 처하는 것이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정당하다고 인정할 만큼의 특별한 사정을 찾아보기는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피해자들은 도라지물 마시기를 거부했지만, A 씨는 이를 강제로 먹였다. 약물에 중독된 B 씨가 쓰러졌다가 다시 의식을 회복하자 A 씨는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B 씨의 턱과 손 부위 등을 찔렀다. 이후 A 씨는 끈 등을 이용해 B 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C 양 역시 손으로 입을 막는 방식으로 살해했다.

B 씨의 아들 D 씨 또한 A 씨가 준 도라지물을 마시고 잠에 들었지만, A 씨는 D 씨만은 살려뒀다. 이후 A 씨는 경찰 수사 과정과 법정에서 D 씨가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A 씨가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D 씨를 일부러 살해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D 씨는 법정에서 “도라지물을 마신 뒤 15시간이나 잠에 들었고, 눈을 떠보니 어머니와 누나가 모두 살해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A 씨는 2015년 7월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는데, 일정한 직업이 없어 월세나 생활비, 병원비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재판부는 A 씨가 B 씨의 귀금속 등 금품을 가로채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A 씨는 1·2심 그리고 항소심에서 범행을 부인했다. 그는 항소심 공판에서 “피해자들을 해코지할 이유가 전혀 없다. 왜 이렇게 억울하게 벌을 주는지 모르겠다”며 “그게 무슨 말이냐. (나는) 안 했다고”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1·2심 모두 재판부에 A 씨의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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