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원 “잼버리는 피서 아냐, 귀하게 자란 韓 청소년이 문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4일 20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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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뭇매에 글 삭제 후 사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 후 이틀이 지난 4일 오전 전북 부안군 하서면 야영장 델타구역에 진흙 위 텐트 설치를 위한 팔레트가 널브러져 있다. 부안=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온열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와 관련해 전북도의회 소속 한 의원이 대회에 참여한 우리나라 청소년을 탓하는 글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전북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염영선 의원은 3일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페이스북에 잼버리와 관련된 게시물을 올리자 “잼버리는 피서가 아니다. 개인당 150만 원의 참가비를 내고 머나먼 이국에서 비싼 비행기를 타가며 고생을 사서 하려는 고난 극복의 체험”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러면서 “대부분 해외 청소년은 얼굴이 빨갛게 익었지만 해맑았다”며 “문제는 대한민국 청소년이다. 집에서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자란 데다 야영 경험이 부족하다. 참가비마저 무료니 잼버리의 목적과 가치를 제대로 몰라 불평·불만이 많다”고 적었다.

염 의원의 댓글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살짝 발만 찍고 돌아와서 현장 상황 모르면 가만있어라”, “지금 거기 환자가 몇 명인 줄 알고 그런 글 쓰시는 거냐” 등 질타가 쏟아졌다.

염영선 전북도의원. 뉴스1
염영선 전북도의원. 뉴스1
논란이 커지자 염 의원은 댓글 작성 5시간 만에 자신이 쓴 글을 지웠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려 깊지 못한 글을 올렸다”며 “스카우트 대원과 부모님들께 상처를 주고 심려를 끼쳤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최창행 조직위원회 사무총장도 3일 기자 브리핑에서 개영식에서 온열 환자가 속출한 배경을 묻자 ‘K팝’과 ‘참가자들의 활동량’을 들어 빈축을 샀다. 그는 “(개영식에) K팝 행사가 있었는데 에너지를 분출하고 활동하다 보니 체력을 소진해 환자가 많이 발생한 걸로 파악했다"고 답해 논란이 됐다.

외신들도 조직위의 준비 부족과 시설 미비 등을 지적하며 비판했다. CNN은 4일(현지 시간) "(조직위 측) 소셜미디어에는 분노의 질책과 함께 행사를 끝낼 것을 요구하는 전 세계의 부모들의 메세지가 넘쳐났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익명의 참가자를 인용해 “그늘도, 바람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참가자들이 지쳐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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