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무관 ‘수사무마 대가 3억 수뢰’ 약속 정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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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1억은 전달” 영장 적시
이틀째 대우산업개발 압수수색

사진은 이날 압수수색에 돌입한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의 모습. 뉴스1
사진은 이날 압수수색에 돌입한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의 모습. 뉴스1
경찰 고위 간부의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해당 간부가 수사 무마를 대가로 뇌물 3억 원을 약속받은 뒤, 실제로 1억 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경찰 고위 간부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것은 처음이다.

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현직 경무관 김모 씨의 압수수색영장에는 대우산업개발로부터 수사 무마 명목으로 금품 1억 원가량을 받고, 3억 원을 약속받았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전날 김 씨가 근무하는 서울경찰청과 대우산업개발 사무실 및 관계자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고, 22일에도 대우산업개발 압수수색을 이틀째 이어갔다.

공수처는 김 씨가 대우산업개발로부터 경찰 수사 무마 관련 청탁을 받고 수락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월 대우산업개발이 분식회계를 했다는 시민단체 고발장을 접수한 뒤 4월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공수처는 압박을 느낀 대우산업개발 측이 당시 강원경찰청 소속이던 김 씨에게 ‘수사를 무마해주면 금품을 주겠다’는 취지로 제안한 뒤, 이를 수락한 김 씨가 평소 친분이 있던 금융범죄수사대 관계자 A 씨에게 청탁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씨와 A 씨는 2019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함께 근무했고, 서울 강남의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A 씨가 근무한 금융범죄수사대도 포함됐다.

공수처는 압수품 분석을 마무리하는 대로 김 씨 등 사건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또 증거인멸 정황도 있다고 보고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동아일보는 김 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경무관#수사무마 대가 3억 수뢰#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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