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남대, 40년 채워졌던 ‘환경규제 족쇄’ 풀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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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지난 14일 청남대 방문
“문화관광 기반시설 조성 검토하라”
김영환 충북지사 “규제 완화 큰 계기
중부내륙지원특별법 연계해 개발”

14일 청남대 본관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김영환 충북도지사(오른쪽)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위쪽 사진).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의 대통령 옛 휴양시설인 청남대 전경. 대통령실·충북도 제공
14일 청남대 본관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김영환 충북도지사(오른쪽)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위쪽 사진).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의 대통령 옛 휴양시설인 청남대 전경. 대통령실·충북도 제공
옛 대통령 휴양시설인 충북 청주의 청남대가 40년간 채워졌던 ‘환경 족쇄’를 벗고 국민관광지로 거듭날지 관심이다. 최근 청남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규제 완화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청남대를 새롭게 바꾸기 위한 15대 혁신과제를 마련하고, 입법 추진 중인 중부내륙지원특별법과 연계해 청남대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청남대 개발 ‘투트랙’ 접근
20일 충북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4일 청남대를 방문해 1시간 30분가량 둘러본 뒤 “김영환 충북지사와 환경부 장관이 함께 청남대 발전 구상을 논의하라”고 지시했다. 또 “문화예술인과 청소년들이 언제나 즐길 수 있는 문화관광 기반시설 조성과 수질오염과 관련 없는 친환경 선박 운항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라”고도 했다.

김 지사는 이번 윤 대통령의 청남대 방문이 지난달 자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 대한 답방 성격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님 저 정말 미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대통령들은 이곳에서 잠을 자고 식사를 했는데 국민은 잠도 못 자고 커피도 식사도 왜 못하느냐. 대청호에 오염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청남대는 한 방울의 물까지 무심천으로 보내고 있는데 25㎢만 풀어달라고 애걸복걸해도 단 1cm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 방문 다음 날 브리핑을 통해 “환경부 장관이 수자원 규제를 한 번에 푸는 것은 어렵지만 공공목적의 시설을 허용하는 것은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며 “규제가 이미 풀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부내륙지원특별법이 제정되면 중앙부처와 법 규제를 논의할 길이 열릴 수 있는 만큼 법 제정에 주력하면서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 수질 문제 등으로 40년간 개발 발목
1983년 청남대가 생긴 이후 그 일대는 대통령 휴양시설이라는 특성과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등으로 인해 모든 개발행위가 금지됐다. 또 문의문화재단지와 옥천 장계유원지를 오가던 유람선도 수질오염과 보안 등의 이유로 운항이 중단됐다.

청남대는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일반에 개방돼 충북도로 관리권이 넘어왔다.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주변 환경이 빼어나다는 의견에 따라 건설을 지시하고, 1983년 6월 착공해 같은 해 12월 준공된 지 20년 만이다. 개방 이듬해 대통령 별장 개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100만 명이 찾는 등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점차 줄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폭 감소했다.

충북도는 민선 8기 들어 청남대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달 초에는 청남대 관광정책자문위원회와 주민·관람객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15대 혁신과제를 내놨다. 주요 내용은 △물멍쉼터와 수변산책로 조성 △영춘제·국화축제 때 상시 개관 △연간 회원권 발행 △임신부 동반 1인 무료입장 △호수갤러리, 기념관, 호수광장 배경 야외 웨딩 확대 등이다. 또 장기 과제로 주차장에서 전망대를 잇는 0.3km 모노레일과 청남대∼대청호반 4.8km 길이의 케이블카 설치도 계획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의 청남대 방문을 대청호 규제 완화의 큰 계기로 삼고, 청남대를 대표 국민관광지로 발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7일 SNS에 ‘청남대를 국민 힐링과 치유의 장소로 전면 개방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대통령 침실의 민간 이용도 언급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 청남대#환경규제 족쇄#투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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