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두고오세요”…경기도청, 10시간 마라톤 정책회의 진행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9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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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실국장급-공공기관장 등 80여 명 참석해 열띤 토론
김 지사 “상상력 한계 넘는 시도와 노력이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바꿀 것”

경기도는 이달 6일 수원시 광교도청사에서 ‘2023 기회경기 워크숍’을 가졌다.  워크숍은 김동연 경기지사의 ‘3無’ 지침에 따라 ‘사전자료’ ‘휴대폰’ ‘시간제약’ 없이 진행됐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는 이달 6일 수원시 광교도청사에서 ‘2023 기회경기 워크숍’을 가졌다. 워크숍은 김동연 경기지사의 ‘3無’ 지침에 따라 ‘사전자료’ ‘휴대폰’ ‘시간제약’ 없이 진행됐다. 경기도 제공

이달 6일 오후 경기 수원시 광교에 있는 경기도청 다목적홀에 실국장, 공공기관장, 도정자문위원 등 참가자 80여 명이 모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3無’(사전자료, 휴대폰, 시간제약) 지침에 따라 대부분 빈손으로 입장했다. 일부 참가자들이 문서철 한 묶음을 들고 오자 옆에 있던 다른 참가자가 “빈손으로 와야죠”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경기도 발전방안을 놓고 지사와 부지사, 실국장, 공공기관장 등이 한자리에 모여 진행한 10시간의 정책토론 ‘기회경기 워크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경기도의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며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워크숍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후 3시에 시작된 워크숍은 밤 12시를 넘겨 다음 날 오전 1시에 마무리될 만큼 열정적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토론회의 열기를 불어 넣은 사람은 김동연 지사였다. 김 지사는 토론에 앞서 △기득권 깨기 △세계관 깨기 △관성과 타성 깨기 등 세 가지 금기 깨기를 주문했다. 분임 토의 시간에는 테이블 10개를 모두 돌며 참석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어설프고 무질서하더라도 시작이라 생각해보자. 친목 도모하고 스킨십 하는 자체가 워크숍의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사전 자료도, 휴대폰도, 시간 제약도 없는 3무(無) 워크숍에 현장에서는 자유롭고 열띤 토론 분위기가 연출됐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들도 쏟아졌다.

저출산 초고령 사회 문제의 대응 방안으로 ‘돌봄거래소’를 운영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돌봄 마일리지’를 도입해서 자신이 누군가에게 돌봄을 제공하면 바우처를 받고, 돌봄이 필요해질 때 그 바우처를 사용하는 개념이다. 돌봄거래소는 이 마일리지가 남거나 필요할 때 거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청각장애인 운전기사나 발달장애인 디자이너 등 다양한 공공기관 장애인 의무 고용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수원 팔달구 옛 경기도청사 부지 내 군사용 시설인 벙커를 경기도 생산 와인 저장소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도 참가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을 수 있는 핵심 정책을 발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때 제안된 ‘플랫폼노동자 안전기회수당’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6개월 단위로 법규 위반이 없거나 안전교육을 이수하고 산재보험에 가입한 라이더들에게 안전기회수당을 지급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자는 내용이다.

토론이 끝난 뒤 김동연 지사는 “아이디어의 질이나 실천 가능성과 별개로 같이 토론할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며 “집단지성을 믿고, 상상력의 한계를 넘고자 하는 시도가 경기도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꿀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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