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소환한 특수본…‘더 윗선’ 이상민·윤희근 겨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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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2월 2일 1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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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찰청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에 피의자 신분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2/뉴스1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찰청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에 피의자 신분 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2/뉴스1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경찰 지휘부 등 ‘윗선’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특수본이 서울 치안을 총괄하는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하고 윤희근 경찰청장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수사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경찰 안팎에 초긴장 기류가 흐르고 있다.

◇ 특수본, 김광호 소환…‘윗선’ 향하는 수사

특수본은 2일 오전 10시 김 서울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김 서울청장이 특수본에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서울청장은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에게 “11월7일 국회에서 했던 것처럼 오늘도 숨김과 보탬 없이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이날 “10만명 이상이 모인 이태원 핼러윈 행사에 대한 서울경찰청의 사전·사후조치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며 “다중 운집에 대비한 서울청의 사전안전관리대책 수립 과정, 당일 저녁 112신고 처리 및 사후 구호조치의 적절성 등 전반을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수본이 수사 개시 한 달 만에 경찰 지휘부를 처음 소환조사하면서 사정 칼날이 경찰 서열 1위인 윤 청장과, 재난안전 주무부처 수장인 이 장관 등 더 ‘윗선’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윗선 수사가 윤희근 청장까지 확대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할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직무유기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고발된 이 장관에 대해서도 “공수처 판단과 별개로 통상 고발 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밖에서도 윗선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변과 참여연대, 이태원참사희생자 유가족들은 전날 “진짜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이 장관과 경찰 지휘부 수사를 촉구했다.

◇ 이임재 전 용산서장 5일 영장심사…수사 동력 확보하나

특수본은 전날 주요 피의자로 지목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등 경찰 간부 4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체적으로 이 전 서장과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 등 4명이 대상이다.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5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다.

박 전 부장은 참사 발생 이후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모인 메시지 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폐기해야 하는 정보보고서는 규정대로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과장은 해당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직원들에게 종용한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에게는 증거인멸교사 혐의가 적용됐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과 송 전 실장에게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있다고 봤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발생 50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해 늑장대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실장에게는 윗선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현장 파악을 소홀히 한 혐의가 있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수사 동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수본이 이들에 대한 신병처리를 시작으로 윗선 수사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1차로 주요 피의자 신병처리가 마무리되면 추가 입건된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병행하면서 행안부와 서울시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는 입증이 쉽지 않은 만큼 치열한 법리 다툼이 불가피해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는 고의성과 의도성이 관건인데 혐의 소명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수본은 윗선 수사에 속도를 내는 한편 다른 피의자 신병 처리에도 속도를 붙일 방침이다. 특수본은 전날 “타 기관 주요 피의자들의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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