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명칭은 단순하게 ‘경찰국’…치안감에 국장 맡길 것” 강행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4일 1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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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서울경찰기동본부에서 열린 경찰제도 개선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2.7.14/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서울경찰기동본부에서 열린 경찰제도 개선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2.7.14/뉴스1
행정안전부의 경찰제도 개선안 최종안 발표(15일)를 하루 앞둔 14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 통제, 관리를 담당할 조직의 이름을 ‘경찰국’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행안부의 경찰 통제방안에 대한 경찰공무원직장협의회(직협)과 일선 경찰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체념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상민 장관은 이날 행안부에 신설할 조직의 명칭에 대해 “최종 확정은 아니지만 단순하게 ‘경찰국’으로 할 생각”이라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어 “경찰국장은 치안감에게 맡기려고 한다. 치안감이 현재 30자리에서 31자리로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경찰국의 기능, 구성에 관해 “(경찰) 인사, 법령 제·개정, 국가경찰위원회 구성·안건 부의·재심의, 자치경찰 업무 등을 할 것”이라며 “산하에 3개 과(총괄과, 인사과, 자치지원과)를 두되 총괄과장은 행안부 출신에, 인사과와 자치지원과 과장은 경찰에 맡기겠다”라고 했다. 경찰국 정원은 15명 수준으로 행안부 출신은 3~4명으로 하고, 상당수는 현직 경찰들로 충원하겠다고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서울경찰기동본부에서 열린 경찰제도 개선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기동대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2.7.14/뉴스1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서울경찰기동본부에서 열린 경찰제도 개선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기동대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2.7.14/뉴스1
경찰 내부에선 이날도 반발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직협은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안부가) 경찰국을 신설하고 경찰청의 권한을 넘겨받겠다고 한다. 문제점을 알리고자 민주화의 성지인 명동성당에서 피켓시위를 한다”고 했다. 이어 “(행안부 장관은) 치안정감을 대폭 물갈이한 것이 ‘전 정권과 연관이 돼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 등 편협한 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라며 “경찰국 설치를 철회하고, 국가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오전 경찰 내부망 ‘폴넷’에 이 장관의 인터뷰 전문이 실린 글이 올라오자 “경찰이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한다는 게 통탄스럽다”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한 일선 경찰은 이날 ‘행안부 장관의 당근 마켓’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행안부 장관이 제시한 당근은 경찰 지휘부에만 해당할 뿐 90% 이상의 일선 경찰들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라며 “행안부 장관이 던진 당근을 거부한다”라고 했다. “경찰 의견이 반영되도록 행안부와 소통하겠다던 경찰 지휘부는 도대체 뭘 한 것이냐”는 지휘부 성토도 이어졌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를 비롯한 경찰 지휘부가 적극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 관리방안 구체안까지 나오자 경찰 내부에선 체념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일선 경찰관은 “원래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었고, 경찰이 아무리 외쳐도 소용없다. 지휘부도 무기력하니 그냥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라며 “어차피 이대로 결정된 것이라면 조직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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